대한불교 덕화사(주지 김월단 스님. 67. 서울시 동작구 상도4동 190-3)는 중생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고뇌를 제거하는 '발고여락'을 수행하는 도량이다. 그러나 주지 김월단 스님은 덕화사를 사찰의 기능에만 얽매두려 하지 않고 사회복지기관으로서의 역할까지 감당하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자비와 보시로 대표되는 불교 사상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려는 월단 스님의 '자리이타'신념은 굳건하다. 일찍이 1970년대에 노인대학 학장을 지내며 '더불어 사는 삶'을 체험한 그는 종교와 복지의 만남을 항상 머릿속에 그리곤 했다.

노인대학장 지내며 노인문제 연구

"안호상 박사와 이은상 선생 등을 모시고 새마을 장수대학 학장을 지내면서 삶의 황혼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법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노인문제의 심각성을 미리 예측하고 준비를 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더군요. 노인문제 연구에 꾸준히 정진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언제나 마음깊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제야 아쉬움을 달래줄 방도를 마련해 다행입니다."

당시 서울 중구 위치했던 새마을 장수대학은 '배우는 노인이 되자.' ,'일하는 노인이되자','봉사하는 노인이 되자'는 교훔을 내걸고 노인교육에 나선다. 은퇴한 노인들을 모아 한국의 노인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생각에서 출발한 노인대학이었다.

김숙희(월단 스님의 속명)확장은 노인대학을 운영하면서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노인연구에 나선다. 그리고 노인복지프로그램을 개발, 현장에 접목시키려 했지만 뜻대로 일이 풀리지 않았다.

현재 덕화사는 도심에 위치하고 있다. 중생들의 편익성과 접근성을 고려한 월단 스님의 배려이다. 그러나 현재의 덕화사는 신도들이 많이 찾아 이미 포화상태를 넘어선지 오래다. 월단 스님이 주민생활권과 떨어져 있는 불편을 감수하고서라도 사찰을 이전하려는 것은 이러한 이유와 함께 사회복지에의 꿈을 확실히 실현시킬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불교에서는 사회봉사활동을 실시하거나 어려운 사람들과 고통을 같이하고, 그들을 도와주며 복지사업을 실천하는 포교활동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사찰이 심신산골에 위치하고 있는 제약성 때문입니다. 저도 이를 우려해 도심에 사찰을 세웠지만 교세가 확장되다보니 더 이상 이곳에 머무를 수 없는 상황입니다 마침 어느 독지자가 땅을 기증할 예정이어서 '종교복지'에 대한 비전을 보여주려는 포부가 실현될 것 같습니다."

'자리이타'사상은 복지 이념과 일맥상통

노인문제를 파생시키는 빈곤, 질병, 고독, 무위의 네 가지 고통을 실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월단 스님의 첫걸음은 시작됐다. 월단 스님은 사찰을 이전하면 삭발도 할 예정이다.

그동안 아동이나 장애인 등 사회복지대상자들을 접촉하는데 있어 거리감을 없애려고 삭발도 못한 그다. 월단 스님의 마음 씀씀이는 이러한 세사한 곳에까지 미친다.

덕화사 창건 당시 월단 스님은 수행과 포교를 통해 전국에서 제일가는 아미타기도도량을 이룩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와 함께 평생을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노인복지사업에 매진하기로 약속했다. 이제 그 다짐과 약속이 현실로 이뤄지고 있다.

"가진 자든, 없는 사람이든 마지막 가는 길은 언제나 빈손일 수밖에 없습니다. 죽을 때는 모두가 평등하다는 것입니다. 저는 죽을 때 뿐 아니라 황혼의 삶도 빈부의 격차없이 누구나 평화롭고 행복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제 그 자그마한 주춧돌을 놓으려는 것입니다. 마음은 벌써 저만치 앞서가는 데 갈 길은 아직 멉니다. 그렇지만 이상향을 향해 한발자국, 한발자국 내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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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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