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비난을 참아내야 한다

마간디야의 아버지는 부처님이 훌륭한 상호에 감탄하여 자기의 아름다운 딸을 시집보내겠다고 제안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부처님은 마간디야의 대소변으로 가득한 뭄뚱이에는 당신의 발조차도 닿지 않게 하겠다고 말씀하셨다.

이 일을 계기로 마간디야의 부모는 부처님께 귀의하였지만 자신의 미모에 큰 자부심을 지니고 있던 그녀는 부처님을 증오하며 기회만 닿으면 복소하겠노라 다짐했다.

얼마 뒤 우데나왕의 세 번째 왕비로 간택된 마간디야는 마침 부처님이 그 나라를 방문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녀는 시중 불량배들을 돈으로 매수하여 부처님이 아침 탁발을 하러 성 안으로 들어오면 그 뒤를 따라다니며 욕설과 비방을 퍼부으라고 주문했다.

그래서 이튿날부터 그들은 부처님의 뒤를 따라다니며 강도, 천치, 바보, 비겁자, 겁쟁이, 황소, 망아지, 지옥에 갈 자, 찌꺼기, 잔인한 짐승같은 자, 구제받지 못할 자, 지옥에서 영원히 고통받을 자 등등의 욕설을 퍼부었다.

게다가 그들은 먼지를 덮어 씌우고 침을 뱉는 등 온갖 거친 행동을 일삼았다.

부처님을 모시고 다니던 아난다는 이것을 견디다 못해 부처님께 다른 도시로 떠나가자고 청하였다. 그러자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아난다여, 만일 그 도시에서도 우리에게 이런 욕설을 퍼붓는 자들이 있다면 너는 어떡하겠느냐?"

" 그럼 다른 도시로 가야할 것입니다?"

"그 다른 도시에서도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또다시 새로운 도시로 옮겨가야 할 것입니다."

"아난자여, 그렇게 해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수행자라면 소란이 벌어졌을 때 그 곳을 떠나지 말고 소란이 가라앉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리하여 소란이 가라앉은 다음 자기가 가고자 하는 곳으로 가는 것이 합당하리라.

아난다여, 누가 너에게 욕설과 비방을 퍼붓고 있느냐?"

"부처님, 제가 이 곳에 도착한 뒤로 시정의 불량배와 하인들이 제 뒤를 따라다니면서 연일 욕설을 퍼부어 댑니다."

"아난다여, 너는 알아야 한다. 여래는 마치 싸움터에 나간 코끼리와 같으니라.

싸움터에 나간 코끼리가 사방에서 날아오는 화살을 맞으면서도 자기의 임무를 잘 수행하듯이, 여래는 여래가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느니라.

아난다여, 여래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저 어리석은 자들이 함부로 내뱉는 말을 묵묵히 참고 견디는 것이니라."

<법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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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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