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전사물 [法殿四物]

불교 사찰에서 불사에 쓰는 네 가지 도구.

불교 사찰에서 상징과 불구(佛具)로 갖추고 있는 범종(梵鍾)·법고(法鼓)·목어(木魚)·운판(雲板)을 가리키는 말이다. 대개는 범종각에 함께 둔다.

◆부산 선암사의 범종 범종은 사찰에서 대중을 모이게 하거나 때를 알리기 위해 치는 큰 종을 말한다. 이것은 신성한 불음(佛音)을 내서 고통받는 중생으로 하여금 모든 번뇌에서 벗어나 깨달음을 얻게 해주며, 지옥에 있는 중생의 영혼까지도 제도한다고 한다. 부처의 가르침을 글로 표현하면 불경이 되고, 부처의 모습을 형상화하면 불상이 되며, 부처의 깨닫음을 그림으로 나타내면 만다라가 되고, 범종의 소리는 곧 부처의 음성이다. 범종은 사물 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힌다.

◆부산 내원정사의 법고 법고는 말 그대로 법을 전하는 북으로서, 축생을 제도한다는 의미를 담고있다. 법을 전하는 것을 일컬어 ‘법고를 울린다’고 하는데, 이는 북소리가 널리 울려퍼지듯 불법이 전해지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또 중생들이 불법에 따라 온갖 번뇌를 이기는 것이, 마치 군사들이 북소리에 따라 적군을 무찌르는 것 같다는 비유도 있다. 법고는 불변의 진리인 법(法)을 통하여 축생과 땅에 사는 모든 중생의 마음을 울려 어리석음을 깨우쳐 준다. 따라서 법고를 울릴 때는 두 개의 북채로 마음심(心)자를 그리듯 두드린다. 법고의 몸체인 북통은 잘 마른 나무로 만들고, 양쪽 면은 소가죽을 사용하는데, 각 면에 암소와 수소의 가죽을 사용해야 음양이 조화를 이루어 좋은 소리를 낼 수 있다. 북통에는 일반적으로 용을 그리고, 양면 가운데에는 태극 무늬를 그리거나 진언(眞言)을 새긴다.

◆부산 선암사의 목어 목어는 나무로 만든 물고기이다. 조석 예불이나 염불·독경 때 사용하는데, 속이 빈 배의 양쪽 벽을 나무막대기로 쳐서 소리를 낸다. 물속에 사는 모든 중생을 제도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밤에도 눈을 뜨고 있는 물고기처럼, 참선하는 수행자로 하여금 항상 깨어 정진하라는 뜻을 담고 있어 게으른 수행자를 질책하는 의미로도 사용한다. 목탁(木鐸)은 이것의 변용이다.

◆부산 내원정사의 운판 운판은 청동이나 쇠로 만든 구름 모양의 넓은 판으로, 화판(火版) 또는 장판(長版)이라고도 한다. 그 소리는 날아다니는 조류와 허공을 떠도는 영혼을 구제한다고 하며, 본래 대중에게 공양 시간을 알리기 위해 사용하였다. 비를 머금은 구름 모양에 주술적인 의미를 담아 선종(禪宗) 계통의 사찰에서는 화재를 막는 의미로 부엌 앞에 걸어두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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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위원 김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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