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봄을 믿어봐”
마음으로 응시하는 직관의 세계
여백 사이를 채운 견고하고 명징한 기도

도래할 ‘그 시간’을 바라보며 오늘을 살아가는 일
올해로 시력(詩歷) 53년째를 맞이한 ‘시선視線의 시인’ 김형영의 열번째 시집 『화살시편』이 출간되었다. 『땅을 여는 꽃들』(2014) 이후 5년에 걸쳐 쓴 시 가운데 71편을 묶어낸 이번 시집에서 김형영은, 독자적인 시 세계의 원형을 재확인하고 직관을 통해 간결하게 함축된 성서적 시어로 삶에 대한 태도를 드러낸다. 관능적이고 동물적인 이미지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초기 시들에서부터, 일상을 살피며 삶과 죽음을 관조하는 최근의 종교적·성찰적·자성적인 시들에 이르기까지, 지난 50여 년간 김형영의 시는 다양한 시적 변화를 거쳐왔다. 그러나 “배운 말 가운데서 가장 순수한 말을 바치는”[『모기들은 혼자서도 소리를 친다』(1979) 뒤표지 글] 행위가 곧 시를 쓰는 일임을 정직하게 믿어온 시인의 굳은 의지만은 언제나 한결같다. “보이는 것 중에서 가장 신성한/이제 막 태어나는 아가말” 같은 가장 순수한 말. 시인은 말한다. “좋은 시인의 시도/태어난 지 세이레쯤 된/아기 옹알이 같은/눈에 보이는 음악이어라”(「시」). 



저자 김형영

1866년 [문학춘추] 신인작품상, 1967년 공보부 신인예술상에 각각 당선되어 등단. 시집 『침묵의 무늬』 『모기들은 혼자서도 소리를 친다』 『새벽달처럼』 『홀로 울게 하소서』 『낮은 수평선』 『나무 안에서』 『땅을 여는 꽃들』 등. 현대문학상, 한국시인협회상, 한국가톨릭문학상, 이육사시문학상, 구상문학상, 박두진문학상, 신석초문학상 수상.





화살시편 ㅣ 김형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값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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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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