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동국대에 따르면 이 대학 법대학장이자 한중 법학회장인 손성(孫晟ㆍ54) 교수는 최근 손수 마련한 용산구 한남동의 한 맨션에 각종 문헌과 자료에 나타난 法자를 총망라해 박물관을 세웠다.

40여평 크기의 이 박물관을 채우고 있는 것은 100여점의 法자.

암각화와 갑골ㆍ금문(청동기에 새겨진 글자)ㆍ죽간ㆍ소전ㆍ흉배(관복의 가슴과 등에 붙이던 수놓은 헝겊조각) 속에 등장하는 法자들을 모두 손교수가 직접 중국을 드나들며 어렵게 구했다.

그가 法자에 관심을 갖고 자료를 모으기 시작한 것은 약 10년 전. 당시 일본의 시라가와 스즈키, 중국의 무수신이 法자 연구의 대가로 일컬어져 왔으나 손 교수가 보기에 어딘가 미진했다.

손 교수는 중국을 제 집처럼 드나들며 암각화와 갑골 등에 나타난 法자의 기원을 파고들었고, 4∼5년 연구를 거듭한 끝에 法자의 기원을 `금문'이 아닌 갑골에서부터 찾을 수 있다는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法자의 기원이 금문이 아니라 갑골문자에서 처음 나타났다는 것은 기원을 400∼500년 정도 앞당길 수 있는 의미있는 발견이라고 손 교수는 설명했다.

法자가 모든 사상과 철학의 핵심 개념과 네트워크를 이루며 동양문화의 씨줄과 날줄을 이루며 불교에서 法자가 지니는 무궁무진한 신비성과 상징성도 같은 범주에서 해석될 수 있다고 손 교수는 부연했다.

회사법을 전공한 손 교수의 법에 대한 사랑은 대단하다. 1999년 `법의 날'에는 동국대 국문과 이종일 교수와 함께 높이 50cmㆍ무게 60kg의 청동 `해치상'을 대검찰청에 기증하기도 했다.

손 교수는 "박물관 개관을 계기로 한ㆍ중ㆍ일 동양 삼국의 法자에 대한 체계적 연구의 틀이 잡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손 교수는 조만간 法자의 여성 상징에 대한 논문을 국내 및 해외 법사학계에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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