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믿어주는 것, 이곳을 정말 자기들의 보금자리라고 생각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요. 보통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처럼 자신감 있게 키우고 싶답니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18교구 자현사 둥지청소년의 집 법현스님의 화두는 ‘내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잘 키울까’ 이다. 매일 아침 깨끗하게 씻고 학교에 가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볼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는 법현스님.

이곳 둥지마을에는 부모의 이혼, 재혼 등으로 갈 곳이 없는 아이들과 사찰이나 복지관 등에서 온 아이들 56명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법현스님의 아이들에 대한 사랑은 20여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백양사에서 수행하던 스님은 그곳에서 돌보던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 앞으로의 진로를 결정하게 된다. 아이들에게 따뜻한 보금자리를 만들어 주겠다는 스님의 큰 원은 95년도에 대부도 자현사에 터를 닦으면서 하나씩 실현되어 갔다. 지금까지 이곳을 거쳐서 사회로 진출한 아이들만 200여명에 이른다.

“한번은 남자 아이들이 야한 그림을 보고 있더라구요. 제가 그랬지요. 스님도 그런 것을 보니 좋긴 좋다. 허나 너희들이 커서 알아야 할 것을 남겨둬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습니다. 저는 아이들과 솔직하게 모든 것을 터 놓고 이야기 합니다. 아이들이 나를 믿고 또 내가 아이들을 믿어야만 이곳이 그들의 따뜻한 둥지가 될 수 있는거지요” 스님은 서로의 신뢰를 강조했다. 그래서 인지 이곳에는 가출을 하거나 말썽을 피우는 아이들이 없다. 오히려 동네의 아이들이 이곳에서 살면 안 되냐고 묻는다고 한다.

“저희 아이들이 메이커 신발을 신고 있었어요. 이곳을 찾은 후원자들이 아니 여기 애들은 신발도 좋은 거 신고 옷도 깨끗하고 하니 도움을 주지 않아도 되겠네 하더랍니다. 사람들이 고아나 집이 없는 아이들에 대해 이상한 편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쟁직후의 아이들처럼 꼬질꼬질하고 옷도 못 입고 못 먹어서 휑해야 한다는 생각 말입니다. 지금은 21세기이거든요. 아이들이 평범한 아이들과 다름없이 자라나 사회로 배출되게 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신발업체를 몇 번이고 찾아가 재고품 제공을 부탁했습니다. 집에서 버려지는 옷들이 얼마나 깨끗하고 좋은 것들입니까. 이제는 사람들 생각도 변해야 합니다” 며 스님은 봉사자나 후원자들에게 차별적인 시각과 편견을 먼저 버려줄 것을 부탁했다.

4개월전부터 둥지마을에는 자랑거리가 하나 생겼다. 초고속 인터넷 방이 그것. 스님은 아이들이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열심히 준비해 아이들에게 정보화에 발맞출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었다. 14대의 컴퓨터가 구비되어 이곳 아이들뿐만 아니라 동네 아이들에게까지 오픈되어 둥지아이들과 동네아이들이 서로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있다.

10여년째 스님과 인연이 되어 둥지마을의 후원회를 이끌고 있는 이한규 회장은 “스님 당신은 위장병으로 몇 년째 고생을 하고 계시면서 매분 매초를 아이들을 잘 키우기 위해 고민하시는 스님의 모습을 뵐 때 존경심이 절로 생깁니다” 며 스님의 한결같은 아이들 사랑을 강조했다.

스님은 틈이 나면 아이들에게 이곳을 만들면서 어려웠던 점, 극복과정, 지금 스님이 어떻게 이곳을 꾸리고 있는가를 진솔하게 이야기 해준다. 아이들은 스님의 모습과 이야기를 들으며 꿈을 세워 노력하는 것, 그 과정 속에 생기는 어려움을 극복하는 법을 배우며 사회에 적응하는 연습을 한다. 부처님의 자비와 사랑을 온 몸으로 실천하고 있는 법현 스님의 희생적인 삶 속에서 둥지아이들의 상처받은 영혼은 서서히 치유되고 있다.

둥지청소년의 집에서는 자원봉사와 후원자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주소: 경기도 안산시 대부북동 121 전화: 032-883-9033(종무소), 031-311-7686(후원회) 후원금 입금: 053-02-100544(농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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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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