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1편. 《 황금의 노예는 되지 말라! 》

 

 

황금이 지배하는 곳에는 악이 날뛴다는 말은 영국 격언이다. 악한 일은 대개 황금 때문에 일어나는 병이라는 말이다.

아마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황금을 싫어하는 사람 별로 없을 것이다. 좋아하지는 않더라도 황금이 없으면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없다.


우리 같은 중도 황금 즉 재화가 있어야 살 수 있다. 먹고 자고 있는 의. 식. 주를 떠나서 불을 켜고 거리를 나서는데도 돈이 필요하다. 그러나 돈이 사람의 인격을 높여 주지는 못한다.


오히려 세상과 온갖 범죄를 보면 그 원인은 황금의 빛에 취해서 일어난다. 이런 세상이다 보니 황금을 멀리하라고 하면 돈이 갈언하면 인간이 침묵하는 세상에서 별 미친놈 다 보겠다며 모자라는 사람 취급 받기에 알맞다.


많이 배우고 지위가 그럴 듯 할수록 더욱 황금의 노예 근처에서 서성이며 노늬는 것 같다. 사법시험에 합격한 사위를 얻는데 무엇 무엇을 준비해야 되고 의사나 사자들은 사람과 결혼하려면 무슨 열쇠 세 개를 가져와야 한다고 공공연연하게 떠들고 남자 측에서 그 알량한 직위를 내세워 황금을 요구한다니 스스로 황금의 노예이기를 자처하는 무리들이다.


얼마 전 언론보도를 보면 어느 의사가 이런 결혼 조건으로 3억을 받았는데 혼수가 적다며 이혼하며 받은 혼수를 돌려주는 문제로 법정 다툼이라는 기사는 인간이 황금 앞에서 얼마나 추락할 수 있는건지 서글픔마저 느끼게 한다.


황금에 관한 이야기 이다.


어느 마을에 사이좋기로 소문 난 형제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형제가 먼 길을 가다 다리를 건너게 되었다. 그때 다리 밑에서 무엇이 번쩍거려 아우가 물속에 들어가 건져보니 커다란 황금 덩어리였다. 아우는 그 금덩이를 형에게 주며 형님은 살림도 넉넉하지 않은데 부모님까지 모시고 생활하시니 이것을 팔아 살림에 보태 쓰시라고 했다.

이 말에 형은 금덩이를 다시 아우에게 주며 아니다 네가 나보다 더 어렵지 않으냐. 자식들은 많고 농사는 적으니 이 금덩이는 네가 가지는 게 옳다고 했다. 형님 가지시라. 아니다 아우가 가져라.


그러다가 형이 말했다.

아무래도 이 금덩이 때문에 우리의 우애가 틈이 생길 것 같구나. 네가 가져도 내가 그 금덩이 생각을 할 것이고, 내가 가져도 네 마음속에서 금덩이 생각이 떠나지 않을 터이니 이러다가는 너와 나의 사이가 멀어질까 두렵구나. 그러니 이 금덩이를 버리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하자 아우도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를 하여 그 금덩이를 다시 물속에 던져 버렸다.

며칠 후 형제가 볼 일을 다 보고 돌아오는 길에 그 다리를 건너는데 커다란 구렁이가 덤벼드는 것이었다. 형이 재빠르게 칼을 뽑아 구렁이를 쳐 두 동강이를 내었는데 이때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두 동강이 난 구렁이가 두 개의 금덩이로 변해버린 것이었다. 그때 형제는 며칠 전 이곳을 지날 때 냇물에 버린 금덩이가 생각이 났다.


아! 그때 우리가 버린 금덩이를 나누어 가지라고 신이 우리에게 내린 복이구나 하고 사이좋게 하나씩 나누어 행복하게 살았다는 것이다.


황금이란 이렇게 자기에게 찾아오도록 해야지 황금을 찾아 할 짓 못할 짓 하다 보니 인생 망치게 된다. 가난한 사람은 적게 가진 자가 아니라 너무 많이 욕망하는 자이다.


내가 초등학교 4학년 때인가?

황금의 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최영 장군의 견금여석(見金如石)에 대한노래를 배운 기억이 새롭다.

황금은 사람을 기쁘게도 하지만 사악하게 만들기도 한다. 황금은 눈을 멀게 하여 자만하고 거만하게 하여 부모 형제나 친척이나 친구들도 몰라보게 한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우리나라나 미국에서 거액의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 80%가 불행해 졌다는 보도가 이를 증명한다.

사람들은 생각하기를 나에게 그런 거금이 생기면 이웃도 좀 돕고 멋지게 살 수 있을 것 같지만 막상 돈이 생기면 사악한 마귀도 함께 생기는 것이기에 초심은 산산이 부서져 내리고 만다.


이런 사악한 황금 때문에 친구를 배반하고 사회에 암적인 존재가 되며 조국을 배신하는가 하면 자살을 하고 감옥을 간다. 저승에 갈 때 금 한 냥이나 가지고 가는가? 삼성이나 현대그룹의 총수들이 수표 한 장이나 가지고 가던가? 인생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공수래 공수거(空手來 空手去)이다.


이런데도 황금에 눈이 멀어 사람들을 보면 한심하고 불쌍하다 못 해 연면의 정 마저 느끼게 된다. 돈과 인생은 풀잎의 이슬과도 같아서 순간에 왔다가 순간에 가는데도 그 순간에 집착해서 도대체 헤어나지를 못하니 인간이란 동물이 얼마나 미련한 동물인가?


우리는 언제나 마음을 비우고 정신을 맑고 깨끗하게 않고는 참 나를 찾을 수 없으며 아름다운 생을 누릴 수도 없다.

아무리 많은 황금덩어리를 가지고 있다고 하여도 마음에 만족을 느끼지 못하면 행복을 느낄 수 없지만 조그만 것에서도 만족을 느끼고 고마운 마음을 가지면 행복해 진다.


행복이란 황금의 무게와 비례하는 것이 아니다. 황금을 제일 많이 가진 재벌 총수가 제일 행복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지난 해 세계에서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는 중남미의 조그마한 코스타리카 이고 아시아에서는 일본이나 싱가포르 등이 아닌 히말리아 산맥에 작고 보잘 것 없는 부탄이 유일하게 행복지수 8위국이었다.


부탄은 불교를 믿는 국가로 왕정 정치를 하는데 지난 해 왕이 평범한 여대생과 결혼하여 일본으로 신혼여행을 왔는데 왕 부부를 보기 위해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운집했다고 한다.


우리는 언제나 허상인 육신을 위한 황금덩어리 보다는 영혼과 마음을 위한 황금을 구하는 것이 영원한 행복임을 자각하자.



나무관세음보살.




다음은 제 12편. 《 완벽한 것보다 자기 자신을 찾아라! 》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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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천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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