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공선사(滿空禪師)께서 세계일화(世界一花)를 주창하셨다.

한 떨기 신령스런 이 꽃은 만고(萬古)에 찬란한 심성(心性)의 꽃이다.

이 꽃은 계절에 관계(關係)없이 피고 시간(時間)과 공간(空間)에 관계없이 핀다. 그 모양은 고금(古今)에 화려하고 그 향기는 안으로 온갖 미묘함을 머금고 밖으로 삼라만상(森羅萬像)에 훈훈하다. 이 꽃은 하늘과 땅 그리고 사람의 주인(主人)이 되고 모든 법(法)의 왕(王)이다.


이것은 넓고 넓어서 그와 견줄 것이 없고 높고 높아서 그에 짝할 것이 없다. 참으로 미묘하고 신비하여 천지(天地)보다 먼저 생겼으되, 그 시작을 알 수 없고 천지(天地)보다 오래 있으되 그 끝남을 알 수 없으니 공이(空)라 할 수도 없고 유(有)라 할 수도 없는 이것은 마음의 꽃이다.

부처님께서 모든 중생들이 만고의 보배를 다 지니고 있으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육도(六道)에 윤회하면서 가지가지 고통(苦痛)받는 것을 탄식하시고 이것을 알려주시기 위하여 저 고해(苦海) 중(中)에 무차대비(無差大悲) 용선(龍船)을 타시고 무위정법(無爲正法)을 설하(說)시니 묘한 소리가 천지(天地)를 진동하고 진리(眞理)의 물결이 하늘에 가득하여 고해(苦海)에 빠진 중생들을 열반묘락(涅槃妙樂)으로 향(向)하게 하셨다.

 

만공(滿空)선사께서도 이 산중에서 진리(眞理)의 꽃을 활짝 피워 학인(學人)들을 제접(提接)하시니 때로는 금강(金剛)과 같은 갈(喝)로 인아(人我)의 조잡한 수풀을 베어버리고, 때로는 지혜의 봉(棒)으로 첩첩한 어둠을 비춰 미혹의 안개를 걷어내시어 그들로 하여금 단견(斷見)과 상견(常見)의 구렁에서 나오게 하여 진리의 계단에 오르게 하고 만행(萬行)의 꽃을 피워서 법성(法性)에 계합(契合)하게 하였다.

일심(一心)이 곧 만상(萬像)이요 만상이 곧 일심(一心)인 것을,

이것은 원만(圓滿)하기가 허공과 같아서 모자람도 없고 남음도 없으며 멀지도 가깝지도 않으며 가고 옴도 없어서 옛과 지금이 없으니 천강(千江)에 비친 달이요 구름 한 점 없는 만리(萬里)의 푸른 하늘이여라.

 

밝고 밝은 빛이 대천세계에 비치니

여섯 창문(窓門)은 환하고 평온하여라

모든 것이 늘고 줆이 없음을 분명하게 알았거니

네 벽에 맑은 바람은 겁 밖에 오묘 하구나

 

2016. 음사월 십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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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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