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은 용산 이전 10주년 기념 특별전으로 "고대불교조각대전- 불상, 간다라에서 서라벌까지”를  9월 25일부터 2015년 11월 15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그동안 국립중앙박물관이 역점을 두고 추진해 온 과거의 불교조각 특별전시가 한국 고대의 불교조각을 망라하여 보여주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면, 이번에 개최하는 특별전은 인도, 중국, 베트남, 일본과의 교류 관계 속에서 한국 불교조각의 전통을 조명한다. 이는 국립중앙박물관이 2005년 재개관 이후 정기적으로 세계 주요 문명과 다채로운 문화를 국내에 소개하고 세계 박물관, 미술관과의 교류를 확대하여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여 온 방향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불교조각을 테마로, 한 종교의 예배상이 창안되는 순간과 그 확산의 과정을 조감해 보고자 한다.
 
본 전시에 출품되는 작품은 총 210건으로, 전시의 주제와 범위는 한국에서 개최되는 전시라는 점을 감안하여 인도에서 불상이 처음 등장한 시기부터 우리나라에서 반가사유상 제작이 정점에 이른 700년경까지로 설정했다. ‘불교조각’은 다양한 형식을 포함할 수 있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그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독립상 성격의 불상과 보살상을 위주로 했다.
 
전시는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인도의 불상-오랜 역사의 시작(1부)은 인도에서 불상을 처음 제작한 목적과 방법에 초점을 맞추었다. 부처의 유골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초기 불교에서는 400년이 넘도록 부처를 인간의 형상으로 만들어 숭배하는 전통이 없었다. 그러나 기원 전후가 되면 이러한 무불상無佛像 시대가 끝나게 되고, 간다라와 마투라 두 지역에서 거의 같은 시기에 불상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중국의 불상-시작부터 수대隋代까지(2부)에서는 오호십육국(304~439)부터 수隋(581~618)로 이어지는 중국의 불상 제작의 흐름을 보여준다. 후한 대에 불교와 함께 불상이 중국에 전래되었을 때 중국인들이 이 낯선 형태를 어떻게 자신들의 신상神像으로 소화하는가를 초기 금동불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국 삼국시대의 불상(3부)에서는 외래의 상을 본떠 만든 최초의 상들이 가질 수밖에 없는 국적 논란을 포함하여 삼국시대 불상 제작 초기의 양상을 살펴보고, 삼국시대 불상이 중국의 남·북조와의 밀접한 관계 속에서 전개되다가 6세기부터 점진적으로 한국적인 모습으로 변화해 나가는 모습을 조명한다. 
  
반가사유상의 성립과 전개(4부)에서는 한국에서 가장 사랑받은 도상이자 가장 주목할 만한 종교적·예술적 성취를 이룬 반가사유상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반가사유상은 실존에 대해 사유하는 인물을 묘사하던 인도의 전통에서 출발했고, 중국, 한국, 일본에서 두루 제작되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여러 보살상 가운데 반가사유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유독 높아 반가사유의 도상을 중요하게 받아들였음을 알 수 있다. 이 전시에는 1965년 봉화 북지리에서 출토된 석조반가사유상이 출품됬다. 추정높이 3.0m에 달하는 이 상은 한 사원의 주존으로 모실 만큼 반가사유상이 신앙의 중심에 있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50년 만에 처음으로 원소장처인 경북대학교박물관을 떠나 선보이는 것이라 의미가 크다. 또 2004년 이후 11년 만에 다시 국보 78, 83호 두 반가사유상도 나란히 선보이며, 조각으로서의 아름다움을 뽑낸다.
 
불상은 불교가 전해진 모든 지역에서 놀라운 전파력과 흡수력을 보이며 아시아의 어느 미술 형식보다 다채로운 문화를 품게 되었다. 이렇게 불상을 매개로 바라 본 세계 각지의 문화 교류와 융합이 지닌 중요성은 오늘날 박물관이 추구하는 가치와도 맞닿아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미국, 유럽, 아시아 지역 여러 박물관과의 교류를 통해 서로의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다각도로 마련해 왔는데, 이번 전시를 계기로 전 세계 8개국 26개 기관에 소장된 불상을 한 자리에 모을 수 있었던 것 역시 그동안 축적한 박물관 간의 상호 교류와 이해가 가져 온 긍정적인 결과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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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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