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불교대불종 종정 만주 예하


< 지옥에서는 금도 필요 없다.>


옛날 어느 곳에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단 둘이 살아가고 있는 한 동자가 있었다.

매일 아침이면 반드시 절에 가서 예배하고, 악한 일은 조금도 하지 않아 진실의 도를 구했다. 스님을 공경하고 가르치심을 연구하고, 옛날 어진 아이들을 사모하고 어머니에게 효도를 극진히 했다.


그런데 그 나라의 왕은 몹시 무도하여 제물을 탐내고 여색을 밝히고 어진 신하를 멀리하고 백성을 괴롭혔다. 그러나 왕은 해마다 이마의 주름살이 늘어가는 것을 어찌 할 수 없었다.


모든 것이 무상하게 지나감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생각하기를, ‘나는 별로 좋은 일을 하지 못했다. 이러다가 죽으면 지옥에 떨어지겠는데, 빨리 많은 금을 모아 염라대왕에게 바쳐 지옥의 괴로움을 면하도록 해야겠다.’고 마음먹고는 곧 나라 안에 있는 금을 조금이라도 숨기는 자는 사형에 처한다는 엄중한 명령을 내려 그을 모조리 나라에 바치게 했다. 3년 동안 백성들이 가지고 있던 금이 모조리 몰수 되었다.


왕은 그래도 금을 숨기고 있는 자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어 방을 내렸다.

“이제는 금을 조금이라도 바치는 사람이 있으면 왕이 가장 사랑하는 막내 공주를 아내로 주고 벼슬도 줄 것이다.”

거짓 포고문을 내린 것이다. 동자는 이 포고를 듣고, 아버님이 돌아가셨을 때 염라대왕에게 바치기 위해 금돈 하나를 아버님의 입에 넣어 장사 지낸 일을 기억했다. 그리고 지금도 그대로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어 그 금을 꺼내서 바치면 어떻겠느냐고 어머니에게 물었다.


천성이 정직한 모자였으므로 어머니는,

“좋은 생각을 했구나. 곧 그렇게 하자.”

동자는 그 금을 꺼내어 왕에게 바쳤다. 왕은 동자를 문초하여 그 금의 출처를 물었다.

동자는, “아버님이 돌아겨셨을때 그 금돈을 입에 넣어 드리면 염라대왕에게 벼슬을 구하실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돌아가신 아버님 입에 금돈을 물려드렸는데 그 무덤을 파서 금을 꺼내 대왕께 바친 것입니다.”하고 사실대로 대답했다.


“네 아비가 죽은 지 몇 해나 되었느냐?”

“11년이 되었습니다.”

“그럼 네 아비는 어찌하여 그 금돈을 염라대왕에게 바치지 않았느냐?”

“대왕이여, 수많은 가르침 중에 부처님의 가르치심이 진실한 것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치심에 의하면 착한 일을 하면 행복이 오고 악한 일을 하면 재앙이 온다고 합니다. 그 행복과 재앙은 그림자나 소리와 같은 것이어서 아무리 피하려해도 피할 수 없다고 합니다.”

왕은 동자의 가르침을 듣고 크게 탄식하면서

“금을 바치는 일은 왜 안 되는 것일까?"하고 혼자 중얼 거렸다.

동자는 다시 말하여,

“인간의 몸은 사대(四大) 즉, <땅, 물, 불, 바람>으로 되어 있어 목숨이 다해 영혼에서 사지가 떨어져 나가면 도로 땅, 물, 불, 바람으로 돌아간다고 합니다. 그 때 가서 선물을 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대왕은 전생에서 어진 덕을 베풀었으므로 이승의 이 세상에서 어질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모든 사람에게 베풀어 주시면 설혹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지 못하시더라도 다음 세상에서 다시 왕으로 태어니실 것입니다.“

동자는 이와 같이 말했다.


왕은 크게 깨닫고 몹시 기뻐하며 나라 안에 대 사령을 내려 모든 죄수를 석방하고, 지금까지 거두어 들였던 금을 어렵게 살아가는 모든 백성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었다.




나무석가모니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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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시아본사 석가모니불




불교설법연구원 편



만주스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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