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보시란>

 

세존께서 기원정사에 계실때의 일이다.

어느날 세존께서는 보시의 공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하셨다.

 

가까이에 화재가 일어났을 때, 영리한 사람은 바람의 방향이나 물이 있는 방향을 잘 생각해 보고, 위험하다고 생각하면 재빨리 귀중품과 살림을 꺼내 안전한 곳에 옮겨다 놓을 것이다.그렇기 때문에 집은 타버려도 재산은 남아 있으므로 그다지 큰 곤란 없이 복구 시킬 수 있는 것이다.

 

보시를 하는 것도 그와 같아 인생이 덧없음을 잘 아는 사람은 덧없는 바람이 불어오기 전에 자진해서 보시의 선행을 쌓는다.그러므로 복과 덕의 갚음이 저절로 오고 즐거움을 받게 된다.


또 어리석은 사람은 화재가 났다는 소리를 들으면 그저 허둥지둥 어찌할 바를 모르고, 집에 불이 옮겨 붙을 것만을 생각한다.그러는 동안에 불길이 맹렬해져 짐을 꺼내지도 못하고 따라서 모든 재산이 재가 되어버린다.그 결과 굶주림과 추위 때문에 온 가족이 다 괴로와하고 고민하게 된다.


보시의 참뜻을 모르는 인색한 사람은 인생의 덧없음을 모르고 재물의 덧없음을 모르기 때문에,그저 재산을 모으는데만 몰두하여,어떻게 하면 남이 모르게 모으고 남에게 빼앗기지도 않을까 하는 생각에만 고심한다.그리고 마침내 이 세상을 떠나는 날에는 지금까지 애써 모아온 재산이 풍비박산이 되어 흩어질 것을 모르고 산다.


그것은 마치 어리석은 사람은 집이 타는 것을 보고 집이 타는 것을 안타까워하다가 재산까지 태워 버리고 말듯이 보시하기를 아까와 하는 사람은 아무런 복과 덕의 갚음도 받지 못하고 재산을 날린다.


보시를 잘 하는 사람은 고귀한 사람에게 보호받고 미천한 사람들로부터는 존경받아서,그의 명성은 널리 알려지고 신용을 얻어,마음은 사자왕과 같아 어떤 괴로움도 두려워하지 않고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그리고 죽은 뒤에는 혹은 천상계에 태어나고,혹은 인간계에 태어나서 부귀의 과보를 받게 된다.


보시를 할 때는 탐욕의 마음이 없어야 하므로 탐욕이 있는 사람의 보시는 그 대가로 무엇인가를 바라는 마음이 있는 것이다.


<대지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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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근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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