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시작되는 입춘이 되었습니다.

입춘은 대체로 정월에 첫번째로 드는 절기로서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입춘을 새해로 맞이하면서 여러가지 민속적인 행사가 행해져 왔습니다.여러분들의 가정에도 태평과 풍요를 비는 의례적인 행위로 대들보나 천장 혹은 대문에 입춘대길을 붙여 놓았을 것입니다.오늘은 입춘절의 의미를 부처님의 말씀을 통해 새겨보도록 하겠습니다.


입춘에는 보통 한 해를 발원하며 보내게 되는게 <천수경>을 보면 '속령만족제희구(速領滿足諸希求)  영사멸죄제죄업(永使滅罪諸罪業)천룡중성동자호 (天龍衆聖同慈護)백천삼매돈훈수(白千三昧頓薰修)수지신시광명당(受持身是光明撞)수지심시신통장(受持心是身通欌)세척진로원제해(洗滌塵勞願濟海)초증보리방편문(招證菩提方便門)아금칭송서귀의(我今稱誦誓歸依)소원종심실원만(所願從心悉圓滿)이 있습니다.


이를 풀어보면 "저들의 모든 소원 하루속히 이루도록 모든 죄업 남김없이 씻어지기 바랍니다.하늘 용과 모든 성현 자비로써 살피시어 온갖 삼매 한꺼번에 닦아지게 하옵소서.법을 지닌 이 몸은 광명의 깃발이요,법을 지닌 이 마음 온갖 신통 간직했네.세상 티끌 씻어내어 고통바다 어서 건너 보리 방편 증득하여 뛰어나게 하옵소서.제가 이제 칭송하고 귀의하길 맹세하니 진심어린 모든 소원 원만성취하옵소서."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주의 깊게 생각해봐야 할 점은 바로 "모든 소원이 하루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모든 죄업을 깨끗히 소멸시켜 주옵소서."라고 하는 기도의 말입니다.우리가 지금 태언나 이후에 아무리 남에게 나쁜짓을 하지 않았다하더라도 우리는 틈틈히 알게 모르게 죄업을 지어온 바가 있으며,또한 지금의 우리의 모습은 무시겁래로 쌓아온 죄업의 결과로 얻어진 모습이기에 소원하는 바대로 모두가 안락하게 지내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그러므로 자신이 완전한 행복을 얻으려면 불보살님의 위신력으로 쌓아온 죄업을 소멸코자 하여야하며,그러한 죄업을 짓지 않도록 노력하여야 하는 것입니다.


잠시 돼지의 전생이야기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이야기는 부처님이 기원정사에 계실때 죽음을 두려워하는 어떤 비구에 대하여 말씀하신 것입니다.

옛날에 범여왕이 바라나시에서 나라를 다스리고 있을때,암돼지의 몸으로 살았던 보살이 있었습니다.그 암돼지는 두마리의 새끼를 낳았는데 어느날 그 새끼들을 데리고 나가 움푹한 땅에 누워 있었습니다.그때 마을에 살고 있던 노파가 지팡이를 짚고 그곳을 지나게 되었는데 암돼지는 노파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신이 밟혀 죽게 될까봐 겁이 나 새끼를 버리고 달아나 버렸습니다.

노파는 그 사실을 알고 그 새끼를 집으로 데리고 사 마치 자식을 키우듯 키웠습니다.형이 되는 돼지는 대비라 부르고 아우를 소비라 부르며 노파는 자식처럼 돼지를 대하였고 그 소비와 대비는 잘 자라 어느새 큰 돼지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그 돼지를 탐이나 서로 사가려고 노파에게 팔라고 졸랐습니다. 그러나 노파는 "이것들은 돼지라 아니라 사랑스러운 내 아들들이오"하며 팔지 않았습니다.그런데 어느 축제가 열리던 날이었습니다.도박꾼들이 그 노파집에 좋은 돼지가 있는것을 알고는 돈을 가지고 가서 "할머니,고기 값을 후하게 드릴테니 이 돈을 받고 돼지 한마리만 파십시오"라고 말했습니다.


그래도 노파는,"당신들은 고기값을 받고 아들을 파는 사람을 보았소? 아무리 큰 돈을 줘도 나는 내 자식들을 팔 수 없으닌 가보시오."하며 거절하였습니다.그러자 도박꾼들은,"할머니 ,아무리 그러셔도 돼지는 돼지입니다.사람자식이 아니니 제발 그러지 마시고 한마리만 파십시오." 하며 노파에게 술을 권해 취하게  만들고는 다시."할머니께서 돼지를 자식처럼 여기는 마음은 이해가 되오나 나중에 어쩌시겠습니까? 그러니 이 돈으로 필요한 것을 사시고 돼지를 주십시오."하였습니다.


노파는 마지못해 "그러면 대비는 안되고 소비를 데리고 가십시오." "그것은 어디있습니까?" "아마 저 덤불속에 있을 것이오." "오라고 해주십시오." "그런데 먹이가 없어서..."그들은 돼지먹이를 얼른 준비해 왔습니다.그리고 밧줄을 준비해 돼지가 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노파는 "소비야 이리오너라,여기 먹이가 있다"하며 불렀습니다.

그 소리를 듣던 대비는,"지금까지 어머니는 항상 내 이름을 먼저 불렀지.소비부터 부른적이 없는데 필시 우리에게  무서운 일이 생기려자 보다"고 생각했습니다.그리고는 소비에게 어머니에게 가보라고 했습니다.소비가 먹이통 쪽으로 가보니 장정들이 자기를 잡으로고 하는것이 보였습니다.


갑자기 죽음이 두려워진 소비는 대비에게 다시 와 펄쩍펄쩍 뛰었습니다.대비는,오늘날까지 우리는 어머니가 우리를 잘 기르신 목적이 무엇이겠니.어머니를 위해서 그러지 말아라."하고는 부처님의 묘한 법을 말하였습니다.

어수선하게 돌아다니며 숨을 곳 찾는구나 /도움 없는  너는 지금 어디로 가려느냐.

소비여,너는 즐겁게 그 먹이를 먹어라 /우리는 살 찌우기 위해 길러지나니

맑은 물 가득한 저 곳에 뛰어 들어 /모든 더러운 땀과 때를 씻어라

그러면 맑은 향기 다함이 없는 /묘한 향기로운 기름이 얻어지리


대비가 읊은 자비바라밀은 멀리 있는 바라나시 국왕과 국왕의 대신들에게까지 들렸습니다.도박꾼들도 그 자리에서 서서 법을 들었고 노파도 술이 깨었습니다.대비는 모든 대중들이 있는곳에서 소비에게 계속 법을 설하였습니다.소비는 그 말을 듣고 게송으로 물었습니다.


흐림없는 맑은 못이란 무엇인가 /어떤 것을 그 땀과 때라 하는가

그리고 맑은 향기 다함이 없는 /묘한 향유란 어떤 것이가

이에 대비는 부처님의 방편의 힘으로 다음 게송의 법을 설명했습니다.

법이야 말로 그 맑은 못이요/죄를 그 땀과 때라 한다

계율이야말로 묘한 맑은 향기요 /그 향기는 항상 다함이 없다

그 몸을 버려 사람들은 기뻐한다/ 몸을 버리지 않은 이에게는 기쁨이 없다

보름달과 밤의 그 즐거움처럼 /크게 기뻐하면서 사람들은 그 목숨을 버린다


대중들은 대비의 법문에 환호하였고 바라나시왕도 대비에게 예를 갖추어 보살로 대우하였으며 노파에게 큰 명예를 주었습니다.그리고 왕은 두마리 돼지를 향수에 목욕시켜 옷을 입히고 그 머리에는 화관을 씌워 태자의 지위에 앉혔습니다.대비는 왕에게 5계를 주어 나라를 다스리게 했고 주민들에게도 계행을 지니게 했으며 재일(齋日)때마다 설법을 하였습니다.


왕은 모든 일을 잘 조사해 처리하였으며 삿된 법을 행하지 않았습니다.그 뒤에 얼마 안되어 왕은 죽었는데 그를 잘 장사지내고 왕이 재판한 사건을 정리하여 한 권의 책으로 만들었습니다.그리고 "앞으로, 이 책을 보고 모든 사건을 처리하라"하였습니다.그리고 대비는 소비와 함께 슬피우는 사람들을 뒤로 하고 숲으로 갔습니다.이 이야기는 부처님의 <본생경>에 나오는 이야기로 시사하는 바가 많습니다.


우리의 몸 가운데는 진리가 들어있습니다. <천수경>에서 "법을 받아 지닌 이 몸은 광명의 깃발"이라는 말이 바로 이 뜻입니다.단지 진리를 깨닫지 못하고 있기에 이 몸이 고통 덩어리로 있는 것입니다.본래는 이 몸은 맑고 맑은 거울이요,밝은 빛이건만 오랜 세월동안 그 본래의 몸을 잊고서 탐내고 성내고 어리석은 생각들로 지내다보니 더러운 몸이 되고 말았던 것입니다.그래서 온갖 번뇌를 텅어내고 지혜를 얻기 위해 소원하는 것입니다.또한 "제가 이제 불보살님의 공력을 찬탄하고 귀의할 것을 맹세하오니 진심어린 이 소원들을 모두 원만하게 성취되게 하여 주옵소서."하는것은 부처님께 위신력을 비는 것입니다.

부처님의 위신력이란 눈이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고 있는 위대한 우주의 생명력입니다.따라서 부처님의 위신력을 아무런 의심없이 받아 들이고 부처님의 말씀에 따르려는 것이 곧 귀의불(歸依佛)인 것입니다.


<법화경>에 보면 부처님께서는 "진심으로 법을 듣고자 하는 순수한 사람들만 있으니 이제 법을 설해도 좋겠다."하시며 "미묘한법은 여러 불보살께서 때가 되어야 설하는 것이니 마치 우담바라꽃이 때가 되어야 한 번 피는 것과 같다.사리프트라여,부처가 설하는 바를 마땅히 믿어라.그 말은 허망하지 않다."고 하셨습니다.

왜 부처님의 법이 허망하지 않는것일까요? 그것은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뜻이 있었기 때문입니다.다시 경을 보면 "여러 불세존께서는 중생으로 하여금 부처의 지견(知見)을 열어(開) 청정케 하고 부처의 지견을 보여(示) 주고자 부처의 지견을 깨닫게(悟) 하고자 부처의 지견도 들게(入)하고자 세상에 출현하시는 것이다."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부처님도 개.시.오.입.즉,보다 많은 중생들을 이익되게 하고 행복하게 하기 위해서 부처의 지견을 열어보이고 깨닫게하고 불도에 들게 하기 위하여 이 세상에 출현하신 것입니다.자신만의 깨달음이나 큰 원을 이루기위해 오신것이 아니라 부처의 지혜를 개.시.오.입하여 중생들을 성불시키기 위해 출현하신 것입니다.그러므로 부처님의 법,대자비심을 근거로 한 말씀이며 이 말씀을 그대로 실현하는 것이 우리가 발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는 힘이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입춘을 맞이하여 불공을 하지만 올 한 해만 잘먹고 잘살게 해달라는 소극적인 기도가 아닐것입니다.세세생생 그리고 가족과 온 일류가 모두 화평하길 기원하는 적극적인 기도일 것입니다.왜냐하면 잘살게 해달라는것은 바로 지난 업을 참회하면서 이생의 업을 잘짓고 다음생을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하기에 나만의 행복을 위한 기도는 없습니다.나와 이웃 그리고 온 인류가 모두 화평해야 내 몸이 다음 생에는 불국토에 태어날 수 있는 것입니다.


<범망경>을 보면 "계는 모든 부처님의 본원이며 모든 보살의 본원이며 불성의 씨앗이다.일체 중생이 모두 불성을 갖추고 있으니 일체의 의식과 색(色),심(心)이 모두 불성의 계에 포함되나 항상 영원히 인(因)이 있는 까닭에 법신이 상주하는 것이다."라는 말씀이 있습니다.계는 단순히 어떤 규칙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부처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것입니다.부처님의 마음은 대자비심에서 그 방향을 잡을 수 있는데 이는 항상 자신의 이기심에 의해서 행동하는 습관을 고쳐서 상대의 입장을 생각하고 자비심을 잊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불자로서 계를 지키지 않음은 부처님의 법을 따르지 않음과 같으며,부처님에게 귀의한다 해놓고 법을 따르지 않음은 커다란 죄업을 쌓는 것입니다.


<범망경>사십팔경계 제24계를 보면 '부지런히 불계(佛戒)를 배우고 닦아라'하고 있습니다.그리고 만약 불자로서 부처님의 경율과 대승법과 바른 견해(定見),바른 불성 (正性),바른 법신(正法身)이 있음에도 불구하고,부지런히 배우고 닦고 익히지 않음은 불성을 끊는것이며,보살도를 행하는 것이 아니니 만약 고의로  범하는 자는 경구죄를 범하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부처님의 위신력을 빌어 한 해를 복되게 맞이하려는 불자님,부처님의 위신력을 빈다는것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바로 부처님의 법을  배우고 익히어 실천으로 옮기면서 부처님께 지혜를 얻기 위함이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다시 한번 맑은 못과 같은 부처님의 법을 깨닫고 계율을 지켜 새해에는 불보살님의 위신력으로 대지혜를 열어가시기 바랍니다.입춘대길(立春大吉)이란 바로 대지혜를 얻고자 함임을 잊지 마시고 오늘 입춘절을 맞이하여 더욱 정진하시길 바랍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불교설법연구원 편  청봉스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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