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떤 법문을 해주실까?'궁금해하는 불자님들의 모습을 보니 문득 만해 스님의 '오셔요'라는 시가 생각나는군요.

오셔요,당신은 오실때가 되었어요.어서 오셔요. 당신은 당신의 오실 때가 언제인지 아십니까. 당신의 오실 때는 나의 기다리는 때입니다.

그렇습니다! 지장보살님이 오실때는 고통속에 신음하는 중생들이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는 바로 지금 이 순간인 것입니다.지장보살님은 중생의 이익되는 일들을 널리 펴서 삶과 죽음속에서 큰 이익을 얻게 합니다.그래서 오늘은 지장보살의 원력과 기도공덕에 관해 말씀드리겠습니다.지장보살에 관해서는 <지장보살본원경(地藏菩薩本願經)>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아주 오랜 옛날,각화정자왕여래(覺華定自王如來)의 상법(像法) 동안에 한바라문의 딸이 있었는데 그녀는 전생에 닦은 복이 깊고도 두터워서 여러사람들로부터 흠모와 존경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어머니는 삿된것을 믿고 항상 삼보(三寶)을 비방하였으므로 그 딸은 여러가지 방편을 베풀어서 바른 생각을 내게 하였지만 어머니는 온전한 믿음을 갖지 못한채 그만 목숨을 마치고 그 과보로 무간지옥에 떨어졌습니다.

그때 바라문의 딸은 그 어머니가 세상에 살아 계실때에 인과를 믿지 않았음을 알기 때문에 당연히 그 업을 따라서 악도에 떨어졌을 것으로 알고 집을 팔아서 좋은 향과 꽃 등의 모든 공양물을 마련하여 그 전에 출현하셨던 각화정자재왕여래의 탑과 절에 공양을 올렸습니다.

그녀는 위용이 장엄하고 두루 원만구족한 각화정자재왕여래의 형상이 한 절 안에 모셔져 있는것을 보고 더욱 우러러 공경하는 마음이 일어났습니다.그녀는 혼자 생각하기를 '부처님의 명호는 대각(大覺)이시라 온갖 지혜를 갖추셨으니 만약 이 세상에 계실때라면 나의 어머니가 돌라가신 뒤에 부처님께 와서 물으면 반드시 나의 어머니가 가신곳을 알려주실 것이 아닌가?'하고 울면서 오래도록 부처님을 우러러보고 기도하였더니 그때에 홀연히 공중에서 말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울고 있는 성녀(聖女)야),너무 슬퍼하지 말아라.이제 네 어머니의 간곳을 알려주리라," 그녀는 합장하고 공중을 향해 아뢰었습니다. "이 어떠한 신의 덕이시옵기에 저의 근심을 너그러이 풀어 주시옵니까?제가 어머니를 잃은 이후 밤낮으로 생각하고 또 생각하였사오나 어머니 가신곳을 물을 길이 없었나이다."

그때 공중에서 다시 소리가 났습니다. "나는 네가 정성을 다해 우러러 절을 하는 과거의 각화정자재왕여래니다.네가 어머니를 생각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보통의 중생들보다 배나 다하기 때문에 와서 일러주노라."

이 소리를 듣고 그녀는 감격하였습니다. "부처님이시여,바라옵건데 인자하신 마음으로 불쌍히 야기시어 저의 어머니가 태어난 곳을 속히 일러주시옵소서.저는 이제 몸과 마음을 가눌길이 없어서 곧 죽을 것만 같습니다." "네가 공양 올리기를 마치거든 곧바로 집으로 돌아가서 단정히 앉은후 나의 명호를 생각하여라.그러면 곧 네 어머니의 태어난 곳을 알게 될 것이다."

그녀는 곧 부처님께 예배드리고 집으로 돌아와서 어머니에 대한 생각으로 단정히 앉아서 각화정자재왕여래를 생각하였습니다.그대로 하루가 지나자 홀연히 자기자신이 펄펄 끓어오르는 한 바닷가에 와 있음을 알았는데,바다위에는 몸이 쇠로 된 사나운 짐승들이 날아다녔습니다.

몸이 쇠로 된 사나운 짐승들은 끓는 바닷물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다투어 잡아 먹었습니다.또한 손이 여럿이고 눈이 여럿이며 다리와 머리가 여럿인 야차들이 입 밖으로 나온 날카로운 칼로 된 어금니로 수많은 사람들을 사나운 짐승들 가까이로 몰아주거나 때리고 움켜 잡는 것이었습니다.

그녀는 염불하는 힘으로 두려움이 없었습니다.그러자 무독이라는 귀왕이 머리를 조아리고 경건하게 맞으며 말했습니다. "장하십니다.보살은 어떤 인연으로 이곳에 오셨습니까?" 그녀는 귀왕에게 물었습니다. "이곳은 대체 어떤 곳입니까?" "여기는 대철위산 서쪽에 있는 첫째 겁의 바다입니다."

"내가 들으니 철위산 안에는 지옥이 있다고 하는데 그것이 사실입니까?" "참으로 지옥이 있나이다." "어떻게 하면 내가 그곳에 이를 수 있겠습니까?" "그곳은 부처님의 위신력이나 업력으로서만이 이를 수 있습니다." "이 물은 어떤 연유로 저렇게 끓어 오르며,또한 저 사람들은 어떤 죄인이고,저 많은 사나운 짐승들은 어떻게 된 것입니까?"

"이곳은 염부제에서 악한 짓을 한 중생이 49일이 지나도록 그를 위하여 공덕을 지어 고난에서 건져 주는 일이 없거나 살아 있을때에도 착한 인연을 지은 바가 없으면 부득이 지은 업대로 지옥에 떨어지게 됩니다.그때에는 자연히 이 바다를 건너게 되는데,이 바다 동쪽으로 10만 유순을 가면 또 다른 한 바다가 있고 그곳의 고통은 이곳의 배가 되며,그 바다 동쪽도 한 바다가 있고 그곳의 고통은 또한 그 전 바다의 배가 됩니다.이들은 몸과 입과 생각으로 지은 업대로 스스로 받기 때문에 업의 바다라고 합니다."

"지옥은 어디에 있습니까?" "저 세 바다 속이 대지옥이며,그 지옥의 수가 백천으로 각각 차별이 있습니다.큰것이 18개이고,다음것이 5백이며,또 그 다음것이 천백이 있는데 그 지독한 고초는 이루 말할수가 없습니다." "나의 어머니는 돌아가신지 얼마되지 않으니 혼신이 어느곳에 계신지 알 수 있지 읺을까요?"

"보살님의 어머니는 생전에 어떤 일을 하셨습니까?" "나의 어머니는 소견이 삿되어서 삼보를 비방하여 헐뜯었고,설혹 잠깐 믿다가도 금방 공경하지 않았습니다.돌아가신지 얼마되지 않으니 다시 태어난 곳을 혹시 알 수가 있겠습니까?" "보살님의 어머니는 성씨가 무엇입니까?" "나의 부모님은 모두 바라문으로 아버지의 이름은 시라선견이요,어머니의이름은 열재리입니다."

무독이 합장하여 머리를 조아리며 말하였습니다. "원컨데 성자께서는 집으로 돌아가십시요.그리고 너무 슬퍼하거나 근심하지 마옵소서.죄인이었던 열재리는 천상에 태어난 지 지금 3일이 되었습니다.효순한 자식이 있어서 어머니를 위하여 공양을 베풀어 복을 닦아 각화정자재왕여래의 탑사에 보시한 공덕으로 보살님의 어머니만 지옥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라,이날 이 무간지옥에 있던 모든 죄인이 함께 천상에 태어나 즐거움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말을 마친 귀왕은 합장하며 물러갔습니다.

그녀는 각화정자재왕여래의 탑과 존상 앞에서 큰 서원을 세웠습니다. '바라옵건데 저는 미래겁이 다하도록 마땅히 널리 방편을 베풀어 죄를 지은 중생들을 해탈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때의 무독은 지금 재수보살(財首菩薩)이고,바라문의 딸은 지장보살(地藏菩薩)입니다.

지장보살의 특징으로는 첫째,자신의 성불을 미루고 고통받는 중생을 구제하겠다는 원을 세웠습니다.둘째,모든 중생의 운명은 전생의 업으로 결정되어 피할수 없다지만 지장보살에게 귀의하여 해탈을 구하면 악도의 괴로움을 벗어나 천상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셋째,부처님이 계시지 않는 시기에 출현하였으며 부처님을 대신하여 모든 중생의 참회를 받아들여 열반에 들게 인도합니다.

그래서 여러 불자님들이 지장기도를 봉행하고 계신데,지장보살님에게 지극정성으로 기도하시면 죽은 사람이나 살아 있는 사람 모두에게 공덕이 되어 원하는 일을 성취할 수 있다고 합니다.<지장본원경>에 있는 말씀을 계속하기로 하겠습니다.

지장보살이 부처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세존이시여,제가 이 염부제 중생을 보니 그들이 발을 옮기고 생각하는 것이 죄 아님이 없습니다.혹 착하고 옳은 일을 만나도 처음에 낸 마음은 차차로 없어지고,혹 나쁜 인연을 만나면 점점 더 나쁜 것을 더하게 되니 이러한 사람들은 마치 무거운 돌을 지고 진흙 구덩이를 밟는 것과 같아서 자꾸 지치고 무거워져서 발이 더욱 빠져 들어가는 것과 습니다.

만약 선지식을 만나게 되면 그 짐을 대신 덜어서 지거나 혹은 전부 져다 주다니 이 선지식은 큰 힘이 있는 연고로 다시 서로 부축하여 도와주며,다리를 굳건하게 하여 평지에 이르면 나쁜길을 살펴서 두번 다시 그런곳을 지나는 일이 없도록 합니다.악을 익히는 중생은 하잖은 것으로부터 문득 한량없는 곳까지 이르나니,이 모든 중생이 이러한 습성이 있으므로 임종시에는 남녀 권속들이 마땅히 그를 위하여 복을 베풀어서 앞길을 열어주되,혹 번개를 달고 등을 켜며,경전을 읽고 불상 및 모든 성상에 공양하며,불,보살과 벽지불을 생각하면서 그 명호를 분명히 불러 임종하는 사람의 귀에 들어가고 그 본식(本識)을 밝히오록 하면,이러한 인연공덕으로 모든 중생의 지은 바 악업으로 악도에 떨어지게 되었더라도 갖가지 죄가 소멸될 것입니다.

만약 그가 죽은 뒤 다시 49일 안에 능히 여러가지 공덕을 지어주면 이 모든 중생을 하여금 영원히 악도를 여의고 인간과 천상에 태어나서 수승하고 묘한 즐거움을 받을 것이며,현재의 권속도 이익이 한량없을 것입니다.그러므로 제가 이제 부처님을 모시고 천룡팔부와 인간 그리고 인간이 아닌 무리들에게 권하는 것은 임종하는 날에 산목숨을 죽이거나 악한 인연을 짖지말고,귀신과 도깨비들에게도 제사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 살생하는 일과 귀신에게 제사하는 일이 죽은 사람에게 털끝만큼도 이익됨이 없고 오히려 죄업만 더욱 깊고 무겁게 합니다.설사 성현의 가르침에 따라 좋은 인연을 지어 현생이나 내생에 인간과 천상에 태어나게 되었더라도 임종할때에 권속들이 악한일을 행하면,이 죽은 사람에게 재앙과 화가 미치어 좋은 곳에 태어나는 것이 늦어지게 됩니다.

하물며 임종하는 사람이 살아 있었을때 조그마한 선근도 심지 않았다면 스스로 지은 업에 따라 악도에 떨어지게 될것인데 어찌 살아있는 권속들이 다시 업을 더하게 할 것입니까?이는 마치 어떤 사람이 먼 길을 오는데 먹을 것이 떨어진지는 3일되고 짊어진 짐은 백근이 넘는데 우연히 만난 이웃 사람이 다시 작은 보따리를 얹어 놓은것처럼 곤란이 가중되는 것입니다.

그때 대변(大辨)이라는 한 장자가 합장 공경하며 지장보살에게 물었습니다. "지장보살이녀,이 남염부제 중생이 목숨을 마친뒤에 그의 권속들이 망인을 위해 공덕을 닦아주거나 재를 베풀어 여러가지 선한 일을 하게되면 목숨을 마친 사람이 큰 이익을 얻어 해탈할 수 있겠습니까?" 지장보살이 물음에 답하였습니다. "장자여,미래와 현재의 모든 중생들이 명을 마칠때 한 부처님이나 한 보살님 그리고 한 벽지불의 이름이 귓가에 스치게만 되어도 죄가 있고 없음을 물을 것 없이 모두가 해탈을 얻게 됩니다.만약 어떤 사람이 살아있을때 착한 일을 하지 못하고 많은 죄를 지었더라도 목숨이 다한후에 비록 모든 권속들이 훌륭한 공덕을 지어 복되게 하더라도 칠분의 일은 망인이 얻게되고 나머지 공덕은 살아있는 사람에게 돌아가니 이런 연유로 현재의 사람들이 잘듣고 스스로 닦으면 그 공덕의 전부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목숨을 마친 사람이 아직 다시 태어남을 얻지 못하고 49일 안에 있을때 모든 권속이 복을 지어 제도해 주기를 바라다가 49일이 지난후에는 업을 따라 과보를 받게 되니,그가 만일 죄 많은 중생이라면 천백세가 지나더라도 해탈할 날이 없을 것입니다.만약 그가 오무간죄로 지옥에 떨어지게 되면 천겁 만겁토록 영원히 고통이 끊이지 않을 것입니다.

이와같이 죄업 중생은 목숨이 마친뒤에 권속이 그를 위해 재를 지낼때는 쌀뜨물,나물 잎사귀 등을 함부러 땅에 버려서는 안되고 모든 음식을 부처님과 스님들께 올리기 전에는 먹지 말아야 합니다.만약 이 말을 무시하고 깨끗하게 하지 않거나 먼저 먹는다면 목숨을 마친이가 힘을 얻지 못할것이지만 ,만일 깨끗하게 힘써 청정함을 갖추어 부처님과 스님들께 올리면 목숨을 마친이가 그 공덕의 칠분의 일을 얻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염부제 중생이 능히 그 부모나 권속을 위하여 목숨을 다한뒤에 재를 배풀어 공양하되 지극한 마음으로 부지런히 정성껏 하면 살아 있는 사람이나 죽은 사람 모두에게 이익이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그동안 지장보살님 말씀처럼 정성껏 기도하고 또한 조상들을 위해 천도제를 잘 봉행하셨을거라고 생각됩니다.진정 자신을 사랑하고 행복하게 살기를 발원한다면 더욱 지성껏 지장보살님께 귀의하시기 바랍니다.

지장보살님의 위신력은 말이나 글로는 다할수가 없습니다.복이 다해 악도에 떨어지게 되었더라도 지심으로 21일 동안 지장보살의 형상을 조성하거나 그려서 모시고 한시도 쉬지 않고 우러러 절하면서 그 명호를 생각하고 부르는 수행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모두 제도해 주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높고 높은 대승경전을 기억할 수 없는 이들도 향이나 꽃등의 장엄구를 공양하며 깨끗한 물 한 그릇을 지장보살님께 올려 기도하고 하루가 지난 다음 그 울을 마시고 오신채와 술과 고기를 먹지 않으며,삿된 음행과 거짓말과 살생을 하지 않고 21일간 정진하면 총명해진다고 합니다.

또한 가난하고 병마에 시달리며 집안에 생겨 권속이 흩어지고 잠을 자면 꿈자리가 사납고 계획하는 일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지장보살님을 모시고 수행정진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이제 지장보살님의 가피력에 대한 영험설화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당나라종산 개선사에 지장보살상이 모셔져 있었는데 높이는 3척인데 그 둘레에는 항상 큰 광명이 일어났으며 배광(背光)이 4척5촌이나 뻗혔다고 합니다.그 절에 모셔진지가 여러해 되었지만 누가 조성했는지조차 알려지지않고 전해졌습니다,

그 뒤에 양주도독 등종이 나이 61세 되던 해에 병을 갑자기 죽었는데 그의 가족들은 너무나 갑자기 당한일이라 몹시 놀라했는데 몸을 만져보니 가슴이 따듯해 염도 하지 않고 그냥 놓아 두었습니다.그랬더니 하루가 지난 다음날 밤중에 마치 잠에서 깨어나듯이 다시 살아났습니다.그런데 슬피울면서 자손에게 말하기를 "나를 개선사에 데려다 다오." 라고만 할 뿐 다른말은 일체 하지 않았습니다.

개선사가 멀지 않은곳에 있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옹위하고 부축하여 가마에 태워 개선사로 나아가니 등종이 그곳 스님께 여쭈었습니다. "이 절에 높이가 3척쯤 되고 광명이 4척이 넘는 지장보살님이 계십니까? 제가 예배공양코자 합니다."

이 말을 들은 여러 스님들과 함께 갔던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하면서 등종을 지장보살상이 모셔진 법당으로 인도하였습니다.등종은 말없이 지장보살 앞으로 나아가더니 한번 쳐다보고는 그만 그자리에 엎드려 눈물을 흘리는것이었습니다.한참을 울더니 다시 지장보살님께 예경하고는 주위 사람들에게 말문을 열었습니다.

"내가 죽을때 4품 벼슬로 보이는 관인이 와서 나를 끌고 갔는데 마침 내 당도한 곳이 염라대왕 앞이었습니다.대왕이 나를 보더니 말했습니다. "너는 아직 죽을때가 멀었으니 다시 인간세계로 돌아가거라.그리고 부처님 법을 받드는 일로 가업을 삼아야 한다.이곳 지옥이라는데는 세상 사람들이 많이 오는곳인데도 세상사람들은 전혀 알지못하고 있으니 네가 지옥을 한번 구경하고 가서는 지옥이라는 곳이 과연 얼마나 무서운 곳인가를 알려 주어라."

염라대왕은 녹의를 입은 관인을 불러 몇마디 분부하였습니다.내가 관인을 따라 북동쪽으로 3~6리 가량 가니 거기에는 쇠로 만들어진 큰 성이 있었는데 쇠문은 꽉 닫혀있었고,성안에 들어서니 맹렬한 불길이 솟아 오르고 쇠녹은 물이 강처럼 흐르고 있었습니다.그 가운데를 자세히 살펴보니 수를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사람들이 고통속에 괴로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쪽을 바라보니 맹렬한 불길을 헤치며 괴로와하는 사람들을 위로하며 교화하시는 스님이 계셨습니다.이상스러운 것은 그 스님이 가시는 곳마다 불꽃이 금방 멎는 것이었습니다.나는 앞으로 나아가면서 지옥을 구경하였는데 한 성에 이르니 그 가운데는 또 무서운 지옥이 18곳 있고 큰 지옥에서 고통받는 모습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이곳에서도 또한 전에 보았던 스님이 고통받는 이들을 위로하고 교화하셨습니다.내가 차마 눈뜨고는 볼 수 없는 지옥의 여러 모습을 낱낱이 구경하고 나오는데 그 스님도 지옥에서 나오시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나를 알겠느냐?' 나는 사실대로 말씀드렸습니다. '잘 알 수가 없습니다.' '나는 개선사에 있는 지장보살이다.옛날 지장법사즤 제자인 지만법사가 지옥.아귀.축생의 삼도에서 고통받는 중생들을 구제하기 위해 나의 형상을 만들어 모셨으므로 내가 지만법사의 청을 받아들여 매일 한번씩 18대 지옥과 그 밖의 무수히 많은 작은 지옥까지 다니면서 고통받는 중생들을 교화하고 있는 것이다.내가 자세히 살펴보니 지옥속에서도 선근이 남아 있어 착한 마음이 강한자는 내 말 한마디에 곧 발심하여 지옥의 고통에서 벗어나지만 착한 힘이 약한자는 지옥의 고통에서 벗어날 인연만 심을 뿐이다.

그러나 선근이 없고 사견만 깊은 자는 고통을 벗어나기가 어렵다.그런데도 세상에서 악한 업력만 쌓은 사람은 자신의 허물을 깨달을줄 모르고 오직 빠져나올것만 기다리고 있으니 어찌 슬프지 않겠느냐.세상에 살면서 선근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허물을 뉘우치는 마음을 갖고 생활해야 한다.너는 부처님의 법력을 받아 세상 사람들이 지옥의 고통을 받지 않도록 힘써 일러 주어야 한다.어서 인간 세상에 나가 여러사람들에게 이 뜻을 전하여라.'

이 말씀을 듣고 고개를 들어보니 스님의 몸은 3척 정도로 작아져 있었으며 이마에서는 찬란한 광명이 뻗쳐 나오고 있었습니다.내가 공손히 예배드리고 돌아서려 하니 이런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인간세계에 있어도 도를 닦을수 있으니 모든 선근이 끊어진 이들도 발심하면 된다네. 악도에 떨어져서 죄업이 익어지면 깨달음만 못내니 구제하기 어렵구나 노쇠한 사람들이 길을 가려고할때 팔다리를 부축하면 나아갈수 있지만 누워서 움직이지 못하면 어찌할수 없듯이 중생들이 지은 결정된 업도 그와 같다네.

스님께서는 이 말씀을 마치시고 어디론가 자취를 감추셨습니다.나는 그때부터 스님께서 일러주신 말씀을 잊을 것 같아 아무말도 하지 않고 그 말씀만을 생각하였던 것입니다.이제 이곳에서 지장보살님을 뵈오니 지옥에서 뵈온것과 똑같아 그때 말씀하신 것이 생생히 되살아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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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설법연구원 편 법천스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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