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① 미황사 누하진입, 경사진 곳에 세운 사찰은 누대 아래 계단으로 경내에 진입하는 경우가 많다. 어두운 곳에서 보이는 사찰 내부는 비범하게 느끼게 된다.

그림 ② 미황사 대웅전 전경, 저 멀리 달마산의 산세와 어울려 멋진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기둥과 공포의 단청이 없어 속살을 드러내고 두팔을 벌려 환영하고 있는듯 하다. 우리나라에는 아름다운 절이 많다. 그 중에서도 미황사를 최고 아름다운 절로 꼽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미황사는 우리나라 가장 남쪽 끝 전남 해남의 절이기도 하다. 땅끝 마을이 이 절에서 별로 멀지 않다. 한적한 시골길을 달리다 오밀조밀 바위를 허옇게 드러내고 있는 달마산 쪽으로 올라가면 미황사가 나온다. 오동나무 숲을 지나 올라가면 커다란 누대가 앞을 가로막는다. 좌우의 오동나무 숲이 일주문, 천왕문의 역할을 한 셈이다. 경사가 심한 곳에 절간을 세웠으니, 누대 아래 통로를 만들어 그 속으로 올라가는 누하진입이 당연할 수밖에 없었으리라. 누대를 다 올라가면 신천지가 펼쳐진다. 저 멀리 달마산이 병풍처럼 펼쳐지고, 그 중앙에 대웅전이 기품 있게 자리 잡고 있다. 달마산은 남쪽의 금강산이라고 할 만큼 화려하고 깔끔하다. 이 산을 배경으로 한 대웅전이 두 팔을 벌려 오는 이들을 맘을 열어 제치고 환영하고 있는 것 같다. 좌우의 요사채와 뒤쪽의 응진당 등 최소한의 건물들과 뒤쪽의 산세는 애초부터 한 짝일 수밖에 없었다. 대웅전의 굵직굵직한 기둥은 원래부터 그랬는지 허옇게 속살을 다 내놓고 있다. 막돌로 쌓은 높직한 기단이 대웅전의 크기와 적당하다. 공포의 단청도 세월에 바랬다. 대웅전은 까만 머리와 속살을 살짝 드러낸 여성이 아름다운 몸매를 부끄러운 듯 뽐내며 두 팔을 벌려 환영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모습에 압도당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절간 찾는 재미 하나는 놓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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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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