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동승>의 포스터 사진입니다. 이지엽,정성욱의 <얼굴> 중에서... 오지않는 엄마를 몰래 기다렸습니다 밖으로 아무런 내색을 하지 않았지만 동구 밖 단풍나무의 키가 자라는 것처럼 내 키도 자랐지만 오신다는 엄마는 오지 않습니다 이젠 엄마의 얼굴도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아롱아롱 봄볕에 타는 아지랑이처럼 가물하기만 합니다 큰스님은 엄마를 기다리지 말라고 하셨지만 날마다 단풍나무가 선 억덕배기에 올라가 먼 산길을 혹시 오시나 하고 바라보았지만 억새풀만 가득하게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기다림이란 이런 것이었습니다 마음 안에 눈물을 모아 만든 작은 샘 같은 것이라는 것을 알고 난 뒤부터 그리움이란 부질없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기다릴 것입니다 단풍나무가 다 자라고 내 키가 단풍나무의 절반이 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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