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 범문 다라니 경주


치악산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은 2월 15일~5월 10일 ‘소원성취의 길- 판화로 보는 아시아 부적의 세계’전을 연다.

이 전시에는 대중들의 간절한 바람을 판각 문화로 승화시킨 한국, 중국, 일본, 티베트, 몽골, 네팔 등의 부적 목판, 인출판화, 서책 등 총 10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이중에서도 특히, 청해성 사비관음 불상과 함께 팔찌 속에서 출토된 ‘범문 다라니 경주’는 주목된다. 당나라 시대 유물로 추정되는 범문 다라니 경주(梵文 陀羅尼 經咒) 중심에는 묵서가 쓰여 있는데, ‘제자 고○○는 도솔천궁에 태어나 미륵보살이 되기를 원합니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고판화박물관 한선학 관장은 “고대에는 스님들이나 불자들이 왕생극락을 발원하고자 팔찌(비천臂釧)에 다라니를 넣어, 시신과 함께 매장하는 풍습이 있었다. 이 다라니 묵서를 쓴 발원자는 미륵보살로 태어나 중생구제를 발원하는 것으로 보아 일반 불자이기보다는 스님이었을 확률이 높다. 따라서 이는 고대 스님들의 간절한 발원이 생생히 남아 있는 귀중한 자료”라고 설명한다.

 

 고판화박물관은 5월 15일 개최하는 ‘6회 고판화 국제 학술대회’에서 서지학과 고판화에 권위 있는 세계 학자인 고바야시 교수(일본 소피아대), 남권희 교수(경북대)와 중국학자들을 초대해 범어 다라니를 조사한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또한, 다라니가 들어 있는 은제 ‘경통과 경갑’(고려시대)도 소개된다. 한선학 관장은 “고려시대에는 경통을 만들어 땅속에 묻고 경총(經塚)을 만들었던 풍습이 있다. 여기에는 미륵이 출현할 때까지 불전을 보존하고자 하는 발원이 담겼다. 높이 2.4cmㆍ너비 1.2cmㆍ두께 0.6cm의 손가락 한마디 정도의 크기의 경통에 다라니를 넣었는데 이는 매우 희귀한 자료라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고려 경통

 

이밖에도 불교와 도교에 민간신앙이 결합된 조선시대 다라니에는 국한문 혼용 문자와 범어가 사용되었다.

 또한 죽은 넋을 제도(濟度)하고 재난에서부터 인간을 구원한다는 ‘태을구고천존(동극청화대제)’의 ‘동극청화구룡부 천관사복’ 목판과 인출판화도 소개된다.

 

한국 대표 민간 부적으로 인간의 모든 액을 소멸하고 만복이 깃들게 한다는 ‘백살소멸만복부’과 삼재부, 산신을 상징하는 호랑이 부적인 금란장구부와 산신부도 전시된다. 일본의 삼다라니 목판, 티베트 몽골 네팔 부적으로는 길상다라니 목판 등이 선보이며 ‘타르초’ 20여 점이 소개된다. ‘풍마’라 불리는 이 기도깃발은 티베트 몽골 네팔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바람이 소원을 실고 하늘로 올라가 신에게 전해준다는 전설이 담겼다.

고판화박물관 한선학 관장은 “대중들의 간절한 마음이 담긴 작지만 큰 울림이 있는 부적이다. 이를 통해 국민들 모두 마음의 위안을 얻어 새롭게 도약하고 새 희망을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고 전했다.

 

   
호랑이부적금난장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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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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