괘불은 기우제, 영산제, 예수제, 수륙제 등 사찰에 대중이 많이 모이는 큰 집회 때 야외에 모셔지는 거대한 불화이다. 평소에는 법당 뒷편의 괘불함에 보관되며, 사용시에는 옥외의 괘불대에 걸려진다. 이러한 괘불의 조성은 불교국가 일반에 보편한 것이 아니라, 우리 나라와 서역 등 몇몇 국가에서만 유행하였다. 지금까지 조사된 우리 나라의 괘불은 1600년대에서부터 1900년대에까지 약 300년에 걸쳐 제작된 70여점이 전해지고 있으며,그중 절반 이상이 영남지역의 사찰에 소장되어 있다.

괘불의 내용으로는 주로 석가모니불이 많은데, 1위, 3위, 또는 다위의 입불, 좌불 등이 있다. 그 형태는 석가모니불을 보신불로 하여 장엄 보살상으로 표현하는 것이 많으며, 영산회상도와 같은 그림도 있다.

괘불의 도상적 특징은 괘불특유의 대형화된 형식상의 문제와 영산회상의 주존에 대한 표현에 있다. 일반불화에서 통용되는 의궤와는 달리 괘불 특유의 도상을 지니고 있으며, 이는 전적으로 영산회상의 장엄한 종교적 분위기를 대형화하여 표현하였다고 풀이 할 수 있겠다. 오늘날 티벳의 괘불가운데 30여미터의 크기에 달하는 것도 있어 대형괘불의 기원은 아무래도서역과 밀접한 연관을 지니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티벳에서는 탱화를 탕가(Thangka)라고 발음하고 있는데, 그 발음이 우리의 탱화와 유사하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불화를 한자로 ‘幀畵’라 표기하고 그대로‘정화’라 읽지 않고 ‘탱화’라 발음하는 것에서 그 영향을 짐작할 수 있다 하겠다.

천은사 괘불은 비단채색으로 크기는 길이 894㎝, 폭 567㎝로, 거대한 화면에 꽉 차게 정면을 향하여 서 있는 석가의 모습을 그렸다.조선 현종 14년(1673)에 경심·지감·능성이 그린 이 괘불은 단독상으로 괴체적인 형태,항토색이 강한 독특한 채색, 필선, 문양 등에서 17세기 후반의 새로운 경향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2002년 7월 2일 보물로 지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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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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