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 위에 앉아 있는 용을 특별히 포뢰(浦牢)라고 한다. 전해오는 용생구자설(龍生九子說)에 의하면 포 뢰는 용의 화현이다. 포뢰는 바다에 사는 경어(鯨魚:고래)를 가장 무서워하여 그를 만나면 놀라 크게 비명을 지른다고 한다. 옛사람들은 포뢰 모양을 만들어 종 위에 앉히고 경어 모양의 당(撞)으로 종을 치면, 경어를 만난 포뢰가 놀라 큰 소리를 지르게 되며, 그래야만 크고 우렁찬 종소리가 난다고 믿었다. 범종의 소리를 경음(鯨音)이라 하는 것도 여기서 유래한다. 마지막으로 간과할 수 없는 것이 종은 외형도 중요하지만 역시 소리가 중요하다. 신라종은 종각에 높 이 매달고 치는 것이 아니라 지면보다 조금 위에 종을 달고 치는데, 종구(鐘口) 밑의 바닥이 파여 있어 공명통(共鳴洞)의 역할을 하도록 되어 있다. 이 울림 구조는 다른 나라 종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신라 특유의 시스템으로, 종을 쳤을 때 ‘맥놀이’라는 긴 여운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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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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