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락전 내부 공포, 내3출목의 공포를 부드럽게 장식했다. 닫집과 낮은 대들보를 꽃처럼 떠받들고 있는 듯하다.

화암사 극락전은 다포식 공포 구성에 맞배지붕을 갖추고 있다. 맞배지붕은 기둥 위에만 공포를 짜는 주심포와 천장이 없어 서까래가 훤히 보이는 연등천장이 제격이다. 그러나 고려말 조선초기에 들어서서 주심공포 사이에 중간포를 짜 맞추는 다포식이 개발되었다. 다포식 공포와 함께 내출목이 여러 개 걸리면서 내부가 복잡해지자 천장을 짜서 넣었다. 이 극락전은 백제계통의 하앙식 건물에 고려 후기의 다포식이 가미되었고, 천정을 짜 맞추는 양식에서 조선 후기의 양식이 또한 가미되었다.

극락전의 내부는 화려하고 멋있다. 극락의 세상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그렇다고 가볍지는 않다. 아직 근엄함과 지조를 갖추려 했던 양반 지주들의 분위기가 살아 있다. 내출목 공포들이 일정한 품격을 지니고 내부를 장식하고 있다. 외부의 공포 장식도 적당하고 품격이 제법 있다. 공포의 끝이 아래로 처지면서 위로 살짝 쳐들고 있다. 17세기 공포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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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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