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학원은 11월3일 서울 안국동 선학원 회의실에서 재적 이사 11명 중 8명의 이사와 감사 2명 등 10명의 임원이 참석한 가운데 이사회를 열어 ‘제2 정화운동 선언문’을 채택하고 “갖가지 비리에 연루된 16명의 권승들은 즉각 조계종을 떠나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또 “현재의 대한불교조계종은 총무원장 자승 등 부정부패 승려들로 인해 한국불교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였다”면서 자승스님을 정면으로 거론했다.  


선학원이 3일 열린 이사회에서 “조계종을 정상화시키기 위하여 정화운동을 다시 한 번 시작함을 엄숙히 선언한다”고 밝혔다.

선학원은 선언문 채택과 함께 <불교저널>에 제2 정화운동 서명 코너를 개설할 예정이며, 서명자들에게 기관지 <불교저널>을 무료로 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선학원 이사회는 또 내년 1월 2일자로 임기 만료되는 법진‧종근‧종열 스님의 이사 연임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또 현 감사인 현호‧한북스님, 비구니 청안스님을 새 이사로 선출했다. 신임 이사의 임기는 내년 1월 3일부터 4년간이다. 감사에는 예산 정혜사 재산관리인 석청스님과 영주 관음사 분원장 원명스님이 선임됐다.


선학원이 이날 3명의 이사를 새로 선출함으로써 재적 이사는 14명이 됐다. 선학원은 이사 인원을 17명 이내로 규정하고 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또 경주 보현선원과 서울 구기동 연화사의 창건주 권한 위임을 승인했다. 보현선원은 정호스님에서 일총스님, 연화사는 혜조스님에서 운아스님에게 창건주 권한이 위임됐다. 인천 남구 소재 보덕선원과 서울 논현로 풍경선원 등 2개 사찰이 신청한 포교당 등록도 승인했다.


이사회에서는 이밖에도 한국근대불교문화기념관 기공식을 오는 20일 오후 1시 기념관이 들어서는 중앙선원에서 봉행키로 했으며, 이어 이날 오후 3시 전국 분원장 회의를 열기로 했다. 분원장 회의 주제는 ▶제2의 정화운동 전개 방향 ▶대종단 사태의 수습과 선학원의 정체성 확립 방안 ▶승가교육 방안 ▶재단과 분원 간의 유대관계 강화 모색 등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논의를 바탕으로 사실상 종단 설립과 운영을 위한 구체안을 마련해 추진될 것으로 보여 이날 회의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신임 이사 약력

현호스님 1994년 통도사에서 초현스님을 은사로 득도. 불국사 등 제방선원에서 12안거 성만. 현재 대구 지원정사 분원장.
한북스님 1988년 시몽스님을 은사로 제주 법화사에서 득도. 중앙승가대학 졸업, 동국대학교 행정대학원과 동 대학 사학과 박사과정 수료. 현재 대구 보성선원 분원장, <불교저널> 월간 <선원> 편집인.

청안스님 1980년 대원사에서 원공스님을 은사로 득도. 봉녕사 강원 졸업, 석남사 등에서 11안거 성만. 현재 경산 자비정사 분원장.


-선언문 전문-


<제2 정화운동 선언문>
사부대중이 함께 동참합시다


사부대중 여러분!
현재의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등 부정부패 승려들로 인해 한국불교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였습니다. 1950년대의 정화운동을 통해 왜색불교를 척결함으로써 조계종을 탄생케 한 선학원은 조계종의 모태로서 이에 대해 무한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선학원은 타락한 승려들을 종단에서 추방하고 조계종을 정상화시키기 위하여 정화운동을 다시 한 번 시작함을 엄숙히 선언합니다.


1700년 전 이 땅에 전래된 불교는 우리 겨레와 더불어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며 민족문화를 꽃피웠고, 조선시대에는 호국의 일념으로 나라와 백성을 구하고자 수많은 스님들이 목숨을 바쳤습니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민족불교는 왜색화되어 청정수행가풍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이에 만해 용성 도봉 남전 석두 스님 등 민족의 선각자들이 선학원을 설립하고, 조국의 독립과 민족정신의 계승을 위하여 노력했습니다. 해방 후에는 선학원을 중심으로 비구승 대회를 개최하는 등 한국불교의 청정성을 회복하는 정화운동을 전개하여 오늘날의 대한불교조계종을 탄생시켰습니다.


사부대중 여러분!
하지만 부끄럽게도 오늘날 조계종은 선각자들의 정화이념을 저버린 채 타락과 부패의 집단으로 변질되었습니다. 연일 언론매체를 장식하고 있는 현 조계종 일부 권승들의 행태를 보면 차라리 눈을 감고 귀를 닫아버리고 싶은 지경입니다.


조계종 권승들은 혼인사실이 드러나거나 성매수가 확인돼도 징계를 받지 않습니다. 거액 상습도박과 해외 원정도박에 연루된 16명의 권승들을 세간에서는 ‘16국사’라고 비아냥거리고 있는데도 정작 본인들은 일말의 부끄러움도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사명대사 선친 묘소 까지도 도박 등 갖가지 비리로 인해 팔려나가고 있는데도 저들은 아무런 죄의식 없이 귀한 삼보정재를 탕진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승들은 <법인관리법>을 만들어 법인들의 삼보정재를 관리해주겠다고 합니다.

이러한 조계종의 풍토를 지적하며 급기야 송담 대선사가 탈종을 선언하기에 이르렀지만 조계종의 권승들은 반성과 성찰을 하기는커녕 사안의 본질을 왜곡하고 폄훼하는데 급급하고 있습니다. 결국 불교가 국민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거꾸로 국민이 불교를 걱정하게 되었습니다.


사부대중 여러분!
민족정신의 근간을 이룬 한국불교가 나락으로 침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권승들은 아무 문제없으니 ‘가만히 있으라’고 합니다. 이들의 말대로 가만히 있으면 우리는 공멸할 수밖에 없습니다.

선학원은 이에 조계종을 바로 세우기 위하여 사부대중과 더불어 제2의 정화운동을 시작하려 합니다.

부처님의 혜명을 잇는 제방의 비구들이여, 용맹스런 사자후를 토하소서!
여래의 길을 따르는 비구니들이여, 정화의 깃발을 높이 드소서!
교단의 수호자인 재가불자들이여, 분연히 떨치고 일어나소서!


우리의 결의

1. 갖가지 비리에 연루된 16명의 권승들은 즉각 조계종을 떠나라.
2. 총무원장 직선제를 전면적으로 시행하라.
3. 출가 2부중(비구, 비구니)의 평등을 실현하라.
4. 사부대중으로 종단을 운영하라.
5. 전통 대중공의제를 회복하여 재정을 투명하게 관리하라.


2014년 11월 3일

민족불교의 성지, 정화불교의 산실
재단법인 선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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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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