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의 불교계에 기억이 남는 사건들을 상중하로 나눠 특집 기재합니다.

해인사 청동대불 건립에 대한 찬반양론

해인사에 세계 최대 규모의 석가모니 청동대불(사업비 65억)을 조성해 부처님의 무량한 지혜와 자비 그리고 해인삼매의 진리를 열어 중생들을 깨달음의 세계로 인도하겠다. 또한 청동불에는 가야산 해인사에 민족의 숙원인 평화와 통일을 향한 숭고한 뜻을 담겠다.

이러한 높은 뜻을 지닌 좌상 청동불 조성 사업은 해인사 게시판을 가득 메운 수많은 불자들의 반대 여론과 스님들의 비판 등에 직면했다. 급기야 한 스님이 청동불 사업에 대한 비판의 글을 올리자 선방수좌들이 그 스님이 기거하는 곳에 난입해 폭력을 행사하는 등 불교계의 어두운 단면을 보이고 수많은 불자들에게 실망과 안타까움을 안겨주었다. 뉴욕타임스에는 "승계를 둘러싼 집단폭력이 일상화된 한국 불교계에서 이같은 선방수좌들의 행동은 놀랄 일도 아니다" "대불 논란은 정치적 탐욕, 폭력을 내세운 상업주의, 종교에 대한 무관심 등 한국사회의 병리현상을 반영, 불교계 밖에서도 주목받고 있다"는 요지로 보도되어 한국 불교계의 위상이 국제적으로 실추되었다.

(나중에 뉴욕타임즈측에 "한국 승려들은..세력싸움을 벌이는 폭력세계의 활동에 익숙해지게 됐다"는 부분은 "한국 승려 전체를 '폭력세계의 활동에 익숙한 사람들'로 매도한 것"이라며 " 진정한 출가를 이룩한 절대다수의 한국불교 성직자들에게 정중한 예의와 품위있는 방법으로 사과하라"고 조계종은 요청했다.)

말많고 탈 많았던 청동불 건립 사태는 세간의 비난여론을 의식한 해인사가 당초 계획의 재검토와 실상사와 빚어진 폭력 소동의 당사자들이 합동참 회문을 발표함으로써 봉합됐다.

숭고한 뜻은 사라지고 불자들 가슴에 '불교 폭력'이라는 상처를 남긴채.

산골영자의 수난시대, 불교 귀의

강원도 삼척산골소녀 이영자(李英子.19)양이 속세를 떠나 불교에 귀의한 사건은 많은 불자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인적없던 산골 삼척시 신기면에서 약초를 캐며 아버지와 단둘이 살던 영자양은 지난해 모 방송국의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CF 출연 등 세상속으로 화려한 외출 을 했었다.

하지만 세상 구경의 대가가 너무나 가혹했다. 자신의 세상구경으로 비명에 보낸 아버지, 후원자의 배신, 살인범의 무기형 등 그녀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일련의 사건들. 그녀는 이 모든 것을 자신의 업보로 돌리기 위해 속세를 떠난다고 밝혔다.

많은 사람들은 인간의 욕망에 의해 철저히 상처받은 영자양의 순박한 영혼이 이제 다시 마음의 고향인 산으로 돌아가 치유되기를 간절히 기원하고 있다.

봉축열차와 '달마야 놀자', 불교가 가까워 졌어요.

'나를 찾아서 떠나는 여행'이란 부제로 전동차 1편성 8칸중 5칸(셋째-일곱째)에 설치된 봉축열차는 4월10일부터 6월 30일까지 82일간 운행됐다. 봉축열차에는 ▲소리와 색으로의 공(空) ▲현실의 버팀목-불교 ▲연꽃세상 ▲인연잇기 ▲나를 찾아서 등 5개 주제 아래 불교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작품들이 설치되고, 열차 외벽에는 화려한 단청과 만다라 문양이 그려져 많은 승객들에게 불교를 친근하게 알리는데 일조를 했다.

또한 연말에 개봉된 불교를 소재로 한 '달마야 놀자' 라는 영화가 300만이 넘는 관객동원으로 대성공을 이루었다. 이로 인해 영화속에 담긴 불교적 색채가 자연스럽게 관객들에게 전달되어 불교계의 큰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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