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생태운동가인 사티쉬 쿠마르가 지은 `부처와 테러리스트'(달팽이 펴냄)는 불교 경전에 나오는 `앙굴리말라' 이야기를 새롭게 풀어쓴 책이다.

천한 신분으로 태어난 앙굴리말라는 높은 신분의 아이들에게 모욕을 당해 성격이 점점 비뚤어져 간다. 그러다 그는 1천 명의 사람을 죽여 1만 개의 손가락으로 목걸이를 만들면 세상을 자기 마음대로 지배할 수 있다는 한 주술사의 말을 듣고 사람들을 무참히 살해하기 시작한다.

책은 선량한 사람을 999명까지 죽인 이 살인마가 부처를 만난 뒤 사랑과 자비로 교화돼 폭력을 중단하고 `아힘사카'라는 새 이름으로 부처의 제자가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교화 과정에서는 사성제(四聖諦) 등 불교철학이 알기 쉽게 소개된다.

저자가 이야기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비폭력 평화'다.

옮긴이 이한중 씨는 후기에서 "저자는 폭력이 난무하는 시대에 폭력의 뿌리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그 근원에 자리 잡고 있는 두려움을 극복하는 용기를 발현해 사랑과 자비로 폭력의 악순환을 끊어보자고 간접적으로 말하고 있다"며 "저자는 분명 9.11이라는 현실의 사건을 염두에 두고 이 글을 쓴 것 같다"고 말했다. 160쪽. 6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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