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다이스 지원 받아 통권 255권 발행 계간 문예지 `동서문학'이 지난해 겨울호를 끝으로 발행을 중단한다.

`동서문학'은 지난해 11월 작고한 파라다이스그룹 전락원 회장이 1970년 창간해 지난해 겨울호까지 통권 255권을 발행했다. 전 회장의 누나인 원로작가 전숙희(86.예술원 회원) 씨가 편집인을 맡아 잡지사를 꾸려왔다.

외부 필진에게 원고를 청탁하는 등 봄호를 준비해온 `동서문학'이 갑자기 종간하는 것은 든든한 후원자였던 발행인이 작고한 데다 운영난이 겹쳐 잡지사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편집인 전씨는 28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지난 35년간 세계 각국의 해외 동포들에게까지 `동서문학'을 보내 한국문학을 알리는 일을 해왔다"면서 "작고한 동생이 생전에 아무리 불경기여도 문화사업은 건드리지 말라고 했지만 7년 전부터 한국현대문학관을 설립해 운영하다 보니 두 가지 사업을 함께 해나가기 어려웠다"고 종간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현대문학관 이사장을 맡고 있는 전씨는 "앞으로 문학관을 중심으로 문화사업을 펼치겠다"면서 "무리하지 말고 한 가지 사업이라도 열심히 하자는 생각에서 잡지 발행을 중단하지만 기회가 오면 다시 내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수 그룹이 지원해온 계간 문예지 `파라 21'도 창간된 지 2년 만에 지난해 겨울호를 끝으로 종간했다. 기업들이 지원해온 문예지들이 잇따라 발행을 중단함으로써 작가들의 활동공간이 위축되게 됐다.

문예지와 성격은 다르지만 강준만 교수의 `인물과 사상'이 온라인 매체의 위력에 밀려 최근 발행을 중단하는 등 전통적인 오프라인 매체의 설자리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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