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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3-11-27 18:09
[불자소식] 자승 스님 “ 대학생 전법에 매진”
 글쓴이 : 전수진기자
 

상월결사 회주 자승 스님은 11월 27일 서울 강남 봉은사 구생원에서 불교계 언론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불교계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상월결사 회주 자승 스님이 11월 27일 서울 강남 봉은사 구생원에서 불교계 언론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그간의 소회와 불교계 안팎 현안에 대한 입장을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자승 스님은 “상월결사 전법부터 최근 불교계 현안들까지 전부 내 입장을 직접 표현한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상상하고 만들어낸 여러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는데 더 이상 오해가 있어서는 안 될 것 같아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자승 스님이 모두 발언을 통해 밝힌 것은 조계종의 정체성과 상월결사 정신이었다.
“조계종은 선·교·율에 근간한 통불교종단”이라고 전제한 자승 스님은 “상월결사의 근간은 ‘미래불교는 사부대중과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함께하는 과정은 수행과 전법이다”면서 “상월결사 정신은 통불교라는 한국불교의 정체성을 수행과 전법이라는 두 단어를 통해 실행하는데 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대학생 전법, 달라이라마 초청, 현 정부의 불교 홀대 등 다양한 주제의 질의들이 쏟아졌고, 자승 스님은 솔직한 자신의 입장을 전했다.

특히 대학생 전법에 대해 자승 스님은 “불교 동아리 설립 현황 등을 직접 살피면서 대학생 전법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안정적 재원 마련을 위한 선순환 모델 구축과 전역 후 불자장병 신행 독려 프로그램 계획에 대한 밑그림도 제시했다.

또한 최근 불거진 정부의 ‘불교홀대’에 대해서는 “통계적으로 본다면 종단에서 항의할 수 있다”면서도 “정부 인사에 불교 인재가 없다는 것은 불교계가 인재를 양성하지 않은 이유도 있다. 이제부터라도 각 분야에 불교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이것이 대학생 전법이 필요한 이유”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하는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Q. 상월결사가 대학생 전법에 사활을 걸고 여러 계획을 추진하고 있고, 최근 많은 후원금도 약정했지만 앞으로 안정적 재원의 뒷받침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A. 대학생 전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도교수, 지도법사, 동아리에 대한 활동비 지원입니다. 지난 전법대회를 통해 10년 간 후원할 수 있는 정재는 마련됐습니다. 이를 종잣돈으로 하고 향후 방송광고 등을 통한 불자들의 후원들이 자리 잡고 불교동아리 출신 학생들이 졸업해 취업하면 동문을 위해 후원하는 선순환 제도를 도입하면 재정적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무엇보다 본사주지, 지도법사스님들의 원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끊임없이 책임과 의무를 다할 때 성공할 수 있는 겁니다.

군포교의 경우도 제대할 때가 되면 초코파이나 피자, 햄버거의 기운이 빠져버려 정작 사회에 나와서는 불교 신행활동을 하지 않습니다. 이젠 무늬만 수계 군불자가 아니라 전역 이후 불자로 활동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전역 후 불자장병이 대학에 복학하면 해당 대학 불교동아리 지도교수가 동아리 활동을 안내하고, 대학생이 아니라면 지역 주지스님이 연락해 사찰음식을 먹으며 격려해 청년회 활동을 연계하도록 독려할 계획입니다. 내년부터는 상월결사와 포교원, 군종특별교구가 1월부터 한 달에 한 번씩 논의하면서 방안을 수립하려 합니다.

Q. 앞서 세계불교 청년대회를 언급하셨고 달라이라마 방한도 추진해야 된다고 말씀하셨는데요. 달라이라마께서 워낙 고령이셔서 초청을 더 빨리했으면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A. 달라이라마의 초청은 현실화될 수 있다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연세가 많으셔서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 문제는 두 번째고, 가장 중요한 건 청년불자들이 결집하고 희망을 줄 수 있는 메시지입니다. 이 문제는 한국불교종단협의회가 중심이 돼야 합니다. 종단협이 정식으로 달라이라마 초청을 결의하고 초청장을 보내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정부가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모르겠지만 달라이라마 초청을 포교에 전념할 수 있는 결집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Q. 몇 년간 걷기순례를 바탕으로 새로운 수행풍토를 일구셨는데 인도순례 이후 또 다른 순례계획이 있으신지요?

A. 앞으로 순례는 각자가 할 일입니다. 제가 주관하는 순례는 더 이상 없을 겁니다. 저는 이제 대학생 전법에 10년간 모든 열정을 다 쏟으려 합니다. 그간의 천막정진이나 순례는 큰 틀에서 포교에 대한 인식 전환을 위해 한 방편입니다. 결코 개인적으로 좋아서, 즐거워서, 체질에 맞아서 걷고 굶은 건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뜻을 이해해주고 힘을 실어주며 함께 침체된 불교를 일으켜보자는 취지의 자극이었던 겁니다. 그 결과가 대학생 전법기금으로 결집되지 않았나 싶고, 그 마음이 헛되지 않도록 대학생 포교에만 전념할 겁니다.

Q. 요즘 현 정부의 인사가 지나치게 기독교 편향적이라는 견해가 많습니다. 스님께서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A. 중앙종회의원 초선모임, 교구본사주지협의회 등이 정부 인사문제나 공약 미이행으로 항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각계각층에 갈만한 불자가 없다는 겁니다. 장관, 차관, 수석, 행정관 등의 인재풀에서 불자라고 할 수 있는 사람 몇 명이나 있을까요? 종교를 배제한다기보다 불자 인재가 없다고 봐야 합니다. 임명권자가 종교까지 고려해서 임명해주면 좋겠지만 많은 후보들 중에 능력을 검증하며 추리다보면 결국 추천된 불자가 적겠죠. 우리가 통계적으로 억울하다고 항의할 순 있어도 근본적인 원인은 인재를 길러내지 못한 우리에게 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젊은 인재를 양성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Q. 일각에선 성명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질적인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A. 범불교대회나 승려대회 같은 걸 지금 상황에서 말하기엔 성급합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잘못하면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했듯 내면적으로 불자면서도 대중 앞에서 자신 있게 얘기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중요한 건 현 정부와 여야가 대선 때 제시한 불교 공약사항을 잘 이행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힘을 실어주는 게 현실적으로 더 좋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Q. 중앙종회 정기회에 앞서 중앙종무기관 개편에 대한 방향도 말씀하셨는데 개시 시점이나 언제 어느 정도까지 진척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A. 성급하게 해서 될 일은 아닙니다. 일단 다수가 공감하고 있는 교육원과 포교원 개편은 가능하다는 정서가 있기 때문에 이를 기본으로 해야 합니다. 큰 틀에서는 1994년 이후 30년이 지난 종헌종법 개정도 필요합니다. 총무원장 스님을 중심으로 조직개편 특위를 구성해야겠죠. 원로의원, 중앙종회의원, 교구본사주지, 종단 중진, 불교전문지식을 가진 변호사 등으로 위원회를 꾸려 2~3년간 로드맵을 만들어가는 게 합리적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Q. 직할교구로 봤을 때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A. 여러 차례 얘기했지만 조계종은 중앙분담금을 없애고 종단이 자립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총무원은 직영사찰과 직할사암만 갖고 운영해야 합니다. 점점 인구는 감소하고 산중사찰은 주지를 가려 하지 않는데 중앙분담금을 계속 받게 되면 조직이 살 수 없습니다. 교구본사중심제를 강조하면서 교구중심화하지 않았던 걸 실천해야 합니다.

Q. 최근 동국대가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역대 최고성적인 8위를 기록했습니다. 건학위원회 설립 이후 이어진 성과인데, 이전부터 계획하셨던 일인지 궁금합니다.

A. 역사만 100년이 넘은 동국대는 종립대학으로서 30만 명이 넘는 동문이 있고, 가장 좋은 명 터에 자리 잡았지만 건학이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동국대를 명문으로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건학위원회를 설립한 겁니다.

대학 순위보다 중요한 건 지속적인 인구감소 상황에서 대학이 앞으로 어떻게 10년, 20년을 유지하느냐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를 위해선 등록금 걱정 없이 다니면서 취업이 보장된 학교여야 한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동국대 동문으로서 여러 자리에서나 자식들에게 당당하게 모교를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건학위원회 역할보다는 학교에서 열심히 노력한 덕분에 8위까지 올라왔다고 봅니다. 지금 같은 방식으로 더 노력한다면 순위가 오를 것이고, 한눈팔고 여유를 가지면 다시 10위 밖으로 밀려날 겁니다. 앞으로는 이사장과 총장의 원력과 신심이 중요합니다. 5위까지 가는 길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겁니다.

Q. 승가학원 이사회가 중앙승가대의 동국대 통합을 추진키로 했습니다. 한편으로는 동국대 발목을 잡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있는데요.

A. 중앙승가대 문제는 개인적으로 동국대 대학 순위보다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냥 폐교하면 5000억 원에 가까운 재산이 국가로 귀속됩니다. 동국대가 뼈를 깎는 인내를 가지고 합병해 한 10년간 노력하면 되지 않을까요? 중앙승가대는 개운사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폐교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동국대 동문과 학교, 재단이 함께 노력해 극복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WISE캠퍼스처럼 승가대가 제3의 캠퍼스처럼 될 수 있게끔 어떻게든 살려야 한다는 게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동국대는 현재까지 승가학원의 공식 의견을 받지 않은 상태다. 이와 별개로 동국대는 과거 승가대 합병 시 연간 80~100억 원의 재정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Q. 사회에선 다양한 수행법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반면 종단은 간화선을 주 수행법으로 하면서 위기론도 나오는데요. 종단 수행방법은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까요?

A. 요즘엔 속인들이 편하게 명상이라는 말을 따와서 몇 가지 상식을 이용해 마치 그것이 부처님이 추구한 명상처럼 왜곡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속된 말로 우리가 우리 밥 못 챙겨먹은 겁니다. 부처님이 3000년 전부터 가르침을 주셨는데 말이죠.

선방에 앉아서 2000명이 안거를 하는데 해제 후에는 아무것도 안 했습니다. 결제와 해제는 우기 때문에 밖을 다닐 수 없어서 했던 것이고, 우기가 끝나 해제하면 동네방네 다니면서 부처님 법을 전해야 합니다. 그게 수행과 전법입니다. 해제해서 걸망지고 만나는 사람마나 내가 공부한 얘기, 느낀 얘기, 부처님 가르침 알리면서 마음 다스리는 법을 전했어야 합니다. 3000년 전부터 이어져온 노하우를 우린 선방에서만 썩혔습니다. 그 또한 우리 탓입니다.

그래서 동국대를 중심으로 명상을 체계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학제를 통해 전문 자격증이 있는 인재를 배출해야 합니다.

Q. 10년간 대학생 전법에 매진하신다면 10년 뒤의 불교가 어떤 모습이었으면 하시는지요?

A. 예측할 순 없습니다. 10년간 지켜봐야죠. 그 대신 매년 한 번씩 대학생들을 모아서 캠프를 할 겁니다. 그때마다 참여인원이 늘어난다면 그만큼 노력한 것이 될 테고, 그렇지 않다면 실패한 것이 되겠죠. 앞으로는 불교동아리를 만드는 과정, 출범하는 과정, 학생 숫자의 변화, 후원금 지급하는 과정 모두를 제가 들여다보고 관리할 겁니다. 10년 뒤 영캠프에는 수만 명의 청년들이 참여해야지 않겠어요?

이상훈 한국교수불자연합회장이 11월 11일을 전법의 날로 정하자고 했는데 그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종단에서도 이날을 전법의 날로 정해 우수한 공로를 시상하는 행사를 하는 게 도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