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제8일의 밤> 스틸컷 (넷플릭스 c)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제8일의 밤>은 불교와 귀신을 결합한 오컬트 장르로 샤머니즘까지 아우르고 있다.

 

<제8일의 밤>은 김태형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악귀로 인해 세상의 종말이 무서운 게 아니라 자신의 집착으로 일어나는 마음의 갈등인 번뇌와 번민의 깨달음을 향한 영화로 해석된다.

 

번뇌와 번민을 딛고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불교와 세상을 어지럽히려는 요괴, 십자가와 성수 대신 도끼와 염주를 들고 퇴마하는 스님의 등장은 영화 중반부까지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기대했던 바와는 다르게 후반부에서 몰입도를 잃었다. 불교적인 색채와 한국형 오컬트 장르를 표방한 분위기는 인상적이었지만 금강경의 메시지는 잘 떠오르지 않고 겉도는 느낌이었다.

 

특히 공포심을 유발하려는 장면이 과하게 이어져 초반 신선도가 끝까지 유지되지 못했다. 때문에 애초 생각했던 의도는 충분히 전달되지 못했고, 캐릭터의 설명마저 부족해 스토리가 뚝뚝 끊어지고 말았다.

 

잃어버린 반쪽을 찾아 나선 악귀가 건너는 7개의 징검다리 즉, 캐릭터 설명만 가지고도 1시간은 족히 채울 수 있는 분량이었다. 두 시간 남짓한 영화 러닝타임은 턱없이 부족해 보였다.

 

그렇기에 불교의 카르마와 번민, 번뇌, 해탈을 녹여낼 수 있는 긴 호흡의 드라마 버전이 더 어울리는 이야기라 많은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SNS 기사보내기
유영준기자
저작권자 © SBC 서울불교방송 불교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