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중국의 유학 담론
“21세기 중국 사상계를 뒤흔든 새로운 유학사상”
그렇다면 이들 ‘대륙신유가’는 과연 누구이고 왜 주목해야 하는가. ‘대륙신유가’라는 개념은 2005년 인민대학의 팡커리(方克立) 교수가 처음 쓴 것으로 대륙에서 아직 확정된 학문 개념은 아니다. 중심적인 인물로 처음 단계에서는 장칭(蔣慶), 캉샤오광(康曉光), 천밍(陳明) 등이 있고 그 다음 단계에서는 정이(曾亦), 간춘송(干春松), 탕원밍(唐文明) 등의 학자들이 있다. 하지만 이들 말고도 이 책에도 나와 있는 것처럼 중국 외부에서는 파악할 수 없는 많은 수의 신유가가 존재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청나라 말기의 대 사상가이자 정치운동가인 캉유웨이(康有爲)의 사상에 주로 의탁하여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을 ‘신캉유웨이주의자(일명 ‘康黨’)’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책에는 한국의 지식계에서도 눈여겨봐야 하는 내용이 적지 않다. 예컨대 천라이와 궈치융은 근현대 150년의 유학통사의 단계들을 굵직굵직하게 짚어주면서 유학대가들의 업적을 개괄해주어 우리의 시야를 넓혀준다. 간춘송은 현대신유학의 기점을 캉유웨이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탕원밍은 20세기의 계몽서사와 혁명서사로 알려진 저작들을 유교의 눈으로 재해석했을 때 어떤 문제를 발견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천비셩은 경학의 시각으로 20세기 중국 학문체계를 보았을 때 중국의 전통사상의 본의가 어떻게 왜곡될 수 있는지를 여러 가지 사례를 통해 제시한다. 천밍은 ‘원도’(原道)라는 잡지를 만들어 ‘대륙신유가’의 플랫폼 기능을 하게 했으며 그가 창안한 ‘공민유교’ 또한 주목해 볼 만한 구상이다. 또 바이퉁둥은 경학으로 치닫는 대륙신유학에 자학(子學)의 주장으로 경학 일변도의 폐단을 중화시키려 한다. 동일자 내부에서의 이단자 역할을 자임하여 대륙신유가 내부의 다양성을 확보하려 한다. 우페이, 양차오밍 그리고 정이의 글에서 다룬 ‘예’, ‘중도’, ‘가족윤리’ 또한 일상의 실천 차원에서 우리의 현재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이 모두는 장소가 중국이라서 가능한 것이지만, 우리가 그동안 한 번도 시도해 보지 못한 하나의 이론적 실험이라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저자 : 조경란 (엮음)
역자 홍린(洪麟): 현 북경대학 철학과 박사과정 재학 중. 역서로 〈공자의 인, 타자의 윤리로 다시 읽다〉(공역)가 있음.
수록 필자
간춘송(干春松), 양차오밍(楊朝明), 천라이(陳來), 탕원밍(唐文明), 천비셩(陳壁生), 천밍(陳明), 궈치융(郭齊勇), 정이(曾亦), 우페이(吳飛), 자오파셩(趙法生), 바이퉁둥(白?東), 팡차오후이(方朝暉)
대륙신유가ㅣ 조경란 (엮음) , 양차오밍 (엮음) , 간춘송 (엮음) 지음 | 조경란 , 오현중 , 장윤정 , 태정희 , 홍린 옮김 | 도서출판b | 값 3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