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왜 민족과 역사 앞에 친일을 하였는가

‘은폐와 말살’을 넘어 ‘왜곡’의 단계에까지 이른
친일문학사에 대한 기억 투쟁

“부끄러운 그들의 이름, 잊으면 우리의 이름이 된다.”

2차 세계대전 후 프랑스는 조국을 배반하고 나치에 협력한 문학·예술인에 대해서는 어떠한 탄원이나 구명운동도 받아들이지 않고 부역자를 숙청하였다. “그들이 도덕과 윤리의 상직적 존재”라고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35년 동안 일제의 식민 지배를 받았지만 그에 부역한 단 한 명의 문인도 단죄하지 못했다. 그 후 그들은 일말의 참회도 없이 해방된 독립 조국의 과실까지 아낌없이 챙겼다. 각종 문학단체의 대표를 역임하며 문화훈장을 받고, 나아가 문학상으로 기려지고 있기도 하다.

과거의 행적은 모두 어디로 사라졌는가? 그들은 왜 민족과 역사 앞에 친일을 하였는가? 저명한 친일작가는 문학사에 획을 그은 작품들로 인해서, 잊힌 친일작가는 문학사에서 중요하지 않다는 이유로 친일의 기록이 문학사에 온전히 남아 있지 않다. 그러나 저명하기에 또 잊혔기에 더욱더 일제 강점기 그들의 삶과 행적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친일작가의 혐의는 식민 지배 시기 일본 제국주의를 찬양하고 전쟁을 미화한 데 그치지 않는다. 작가들은 조국의 젊은이들을 전쟁터로 떠밀면서 국가(일본)를 위해서 목숨을 바치라고 선동했으며, 여자정신대가 후방의 여성들에게 허락된 유일한 애국의 길이라고 주장하였다.



저자 : 장호철

한국전쟁 이후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다. 그 세대의 특징은 1960년대의 가난과 70년대 산업화·도시화의 한복판을 지나왔다는 점인데 다행스럽게도 배를 곯으며 자라지는 않았다. 대신 대학물을 먹었고, 그것을 초등학교나 중학교 졸업으로 학력을 마감한 옛 친구들에게 갚아야 할 빚으로 생각하고 있다. 대학에서 국문학을 공부하고 1984년 안강여고에 임용된 뒤, 순심고, 지보고, 의성여고, 안동여고에서 국어와 문학을 가르치다가 2016년에 구미고에서 퇴임하였다. 《오마이뉴스》 블로그 ‘이 풍진 세상에’를 운영하면서 같은 지면에 기사 200여 편을 포함, 모두 1천여 편의 글을 썼다. 때로 지독한 회의에 빠지기도 하지만, 글쓰기를 세상을 향한 말 걸기인 동시에 자기 삶을 성찰하는 과정이라 여기고 있다. 2018년 말 《오마이뉴스》의 블로그 서비스가 종료되면서 ‘이 풍진 세상에’를 티스토리(https://qq9447.tistory. com/)로 옮겨 이런저런 글을 쓰며 살고 있는 이유다.





부역자들, 친일문인의 민낯 ㅣ 장호철 지음 | 인문서원 | 값 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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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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